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를 마친 뒤 대책상황실을 방문, 범정부지원단원들을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좀 허탈하지 않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최일선에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향해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정 본부장을 향한 메시지에는 문 대통령의 허탈한 심경도 녹아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참모진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정 본부장을 향해 이같이 밝히며 “보통 이런 상황이면 맥이 빠지는데, 체력은 어떤지…어쨌든 계속 힘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26일 전했다.
이는 국내에서 비교적 잘 관리되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대구 신천지 쇼크’로 인해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에 대한 문 대통령의 아쉬움과 정 본부장을 향한 걱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코로나 19 첫 확진자가 나타난 후 정 본부장과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은 연일 격무를 이어가고 있다. 위기 경보 ‘심각’ 발령 이후에 머리를 더 짧게 자른 정 본부장은 전날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방역대책본부 직원들이 업무 부담이 크기는 하지만 잘 견디고 잘 진행하고 있다, 그 정도 답변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정 본부장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남대문 시장을 방문했을 때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을 위한 홍삼 액기스를 구입했다. 또 지난 20일 정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너무 고생하셔서 그동안 일부러 전화를 자제했다”며 “지금까지 이렇게 잘 대응해온 것은 질병관리본부 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야당 대표로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당시 질병예방센터장이었던 정 본부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인연이 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