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하는 기업구조혁신펀드가 다섯 번째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한다. 기술과 현금 창출력이 우수하지만, 과도한 채무로 고전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사에 자금을 투입해 재무 구조를 개선, 턴 어라운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사태로 제조업 경기가 꺾이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취약한 업체에 정책금융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장금융은 최근 기업구조혁신펀드의 다섯 번째 프로젝트펀드 투자처로 자동차 부품사 금문산업을 확정하고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전체 펀드 규모는 350억원인데 이중 175억원을 맡았다. 5년 만기 단순 대출 개념이며 금리는 8%대로 알려졌다. 펀드 운용사는 IBK투자증권 PE본부다. 나머지 자금에 대한 투자금 모집도 곧 완료될 예정이다.
금문산업은 현대·기아차의 1차 부품사로 1990년 11월 플라스틱 자동차 부품 사출 및 도금을 주력으로 창립했다. 현대차 주력 차종인 그랜저와 쏘나타 등이 금문산업의 라디에이터와 엠블럼 등을 썼다. 한때 GM 등 외국 완성차 업체와도 거래해 2012년에는 3,000만불 수출탑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주력 납품사인 현대·기아차가 고전하면서 금문산업도 경영상황이 악화, 2018년 1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10개월 만인 같은 해 11월 회생절차를 종료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다만 회생 절차 이후에도 막대한 채무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상황은 악화됐다. 2018년 기준 부채 총액은 75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315%에 달했고 그해 감사인이었던 안진회계법인은 감사거절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차의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금문산업 상황도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대형SUV ‘펠리세이드’의 라디에이터 등을 납품으로 재무 개선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이번에 구조혁신펀드 자금이 투입되면 금문산업은 308억원 규모의 1년 미만 회생채무를 상환하는 한편 나머지는 시설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성장금융은 금문산업의 현금창출능력이 우수하고 300억원대의 토지 및 시설 자산을 보유한 점에서 투자를 단행했다. 납품사에 대한 매출 채권 등을 담보로 만약의 경우도 대비했다.
성장금융의 구조혁신펀드 중 프로젝트펀드는 2018년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의 서진산업 투자, 지난해 3월 퍼즐인베스트먼트-화인자산운용의 명신산업 투자, 4월 옥터스인베스트먼트-휘트린씨앤디 컨소시엄의 선진정공 투자, 캑터스PE 의 동부제철 등 제조업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 자금 상황이 어려운 기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구조혁신펀드 프로젝트 펀드는 생각보다 알짜 기업을 빠르게 잘 찾아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블라인드펀드 투자까지 가세한다면 자본시장 주도의 기업구조 혁신이라는 목적이 좀더 빠르게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