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만개 당장 풀린다더니…마스크 수급안정 3월 돼야할 듯

우체국·농협 등 정부 지정 판매처
업자와 별도계약에 공급시차 발생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등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 긴급 수급조정 조치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마스크에 대한 긴급 수급조정 조치를 통해 26일부터 하루 500만개를 시중에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 상황과는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체국·농협 등 정부가 지정한 공적 판매처가 마스크 생산업자와 별도의 계약을 맺어야 하는 만큼 현장에 풀릴 때까지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 수급조정 조치 시행 첫날인 이날 0시부터 생산된 마스크를 시중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스크 생산업자는 당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우정사업본부, 농협하나로마트, 공영홈쇼핑 및 중소기업유통센터, 기타 식약처장이 정하는 판매처로 신속하게 출고해야 한다. 식약처는 마스크 생산량이 하루 1,000만개 정도인 만큼 500만개가 이날 시중에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우체국과 농협하나로마트 등에 마스크 구매 문의가 빗발쳤지만 소비자들은 구매가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날 우체국쇼핑과 하나로마트 웹사이트 등에는 ‘3월2일 오후부터 판매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공지됐다. 우체국의 한 관계자는 “정부 발표는 알지만 아직 마스크 물량이 공급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로마트의 한 관계자도 “제조사와 계약을 비롯한 공급조치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최대한 빨라도 3월 초는 돼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정작 소비자들이 제일 많이 찾는 인터넷쇼핑몰에는 가격이 몇십배나 폭등한데다 이마저도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긴급 수급조정 조치에도 마스크 수급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공적 판매 출고 의무화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다른 관련부처들과 논의해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식약처는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지역에 마스크 100만개를 우선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해 유통체감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