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서울 중구청으로 배달한 도넛 10박스와 메모. /사진제공=서울 중구청
‘고생이 많으십니다. 별거는 아니지만 고생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 드리려고 보냅니다. 맛있게 드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서울 중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으로 지난 24일 도넛 10박스가 담긴 꾸러미 하나가 배달됐다.
꾸러미 안에는 코로나19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보건소와 선별진료소 직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보낸다는 메모가 함께 들어 있었다. 선별진료소 안에 들어가지 못하면 안내데스크로 전달해 달라며 이에 대비해 도넛을 일일이 재포장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중구 보건소와 선별진료소에는 얼마 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에 각각 ‘선별진료소 관련자분들 모두 수고가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와 ‘중구 보건소, 감사해요’라고 적힌 귤 한 박스가 배달된 적도 있다.
이전에는 한 주민이 보건소 비상근무 대책반 직원들에게 와 체계적인 대응과 헌신적인 관계자분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장문의 감사 메시지를 주고 가 직원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기도 했다. 중구는 지난달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 보건소 5층에 ‘코로나19 비상근무 대책반’을 마련하고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루에 1,800여통의 전화를 받기도 하고 설 명절도 반납한 직원도 있다는 게 중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연일 고생하는 의료진과 비상근무로 수고하는 중구청·보건소 직원들에게 힘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다”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철저하게 코로나19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이들을 향한 평범한 사람들의 응원은 중구에만 그친 것은 아니다. 25일에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보건소에도 익명의 시민이 떡을 보내왔다. 폭주하는 업무량으로 24시간 비상근무하는 보건소 관계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 시민은 이후 발신자번호제한으로 보건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감염병 관리를 위해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해 떡을 보냈다며 힘내라고 인사를 전했다.
보건소뿐만이 아니다. 24일에는 대구소방안전본부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지가가 고생하는 소방관을 위해 써달라며 마스크 4,000장 보내오기도 했다. 이 기부자는 “소방관이 건강해야 시민의 건강도 지킬 수 있다”며 “소방서에도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필요한 곳에 써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측은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직접 물자를 지원해줘 고맙고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정이 느껴진다”며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