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피씨엘 개발 '신속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 대상 아니다

질본 "유전자증폭(PCR) 방식만 대상"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 피씨엘(241820)이 임신진단키트 처럼 10분 안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항원 신속진단키트’를 개발, 정부에 긴급사용 승인 요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긴급사용 승인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상원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진단관리과장은 27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높은 정확도가 보장되는 유전자증폭검사(PCR) 방식의 진단시약에 한해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시행하도록 권고했고 이 제도를 시행하는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하고 있다”며 “(정확도 보장이 어려운) 항체 진단키트는 긴급사용 승인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시약 긴급사용승인과 관련해 지난 1월 28일 발표한 공고.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캡처

긴급사용 승인은 감염병 대유행이 우려돼 진단시약이 긴급하게 필요하지만 허가 제품이 없어 질병관리본부장이 요청한 진단시약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한시적으로 제조·판매·사용할 수 있게 승인하는 제도다.


피씨엘이 개발한 항원 신속진단키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가복제·증식 과정에서 증가하는 N단백질의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 업체가 샘플 테스트를 통해 확인한 정확도는 85%에 이른다.

현재 약 80개 병원 및 수탁검사기관에서 코로나19 검사에 사용하는 PCR 진단시약은 바이러스의 ‘RNA 의존성 RNA 중합효소’(RdRP) 유전자와 N 유전자 등을 검출해 감염 여부를 판단한다.

식약처와 질본은 업체가 제출한 자료 검토, 질본과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진단검사 현장·실험실 몇 곳에서의 성능시험에서 일관된 정확성이 입증된 코로나19 진단시약의 긴급사용을 승인한다. 지난 4일 코젠바이오텍, 12일 씨젠(096530) 등 2개사 제품이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추가로 30여개사가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으며 이 중 몇 개는 빠르면 오늘 긴급사용 승인될 예정이다.

따라서 피씨엘이 개발한 항원 신속진단키트는 코로나19 환자와 환자가 아닌 사람의 검체를 대상으로 ‘임상적 성능평가’를 실시해 민감도(환자를 환자로 판별)와 특이도(환자가 아닌 사람을 환자가 아니라고 판별) 같은 정확도 등을 입증해야 시판허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비상 상황인 만큼 정부가 필요성을 인정할 경우 긴급사용 승인과 비슷한 방식으로 간이평가해 회사 측이 발표한 85%의 정확도가 확인될 경우 ‘신속허가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은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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