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윔블던 여자단식 3라운드 승리 뒤 관중석을 향해 키스를 날리는 마리야 샤라포바. /AP연합뉴스
도핑 스캔들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자 스포츠선수 중 한 명이었던 마리야 샤라포바(33·러시아)가 테니스 코트를 떠난다.
샤라포바는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보그와 베니티페어 잡지 기사에서 “어깨 부상 이후 몸이 망가졌다. 테니스에 작별을 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계곡과 우회로를 지나 테니스라는 산에 오르면 눈앞의 풍경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며 “이제 다른 산을 오를 준비가 됐다. 테니스와는 완전히 다른 지형의 산을 정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17세의 나이로 윔블던 정상에 오르며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샤라포바는 2005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데 이어 2012년에는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석권)을 달성했다. 실력 못지않게 출중한 외모까지 갖춘 그는 스폰서십 시장도 평정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샤라포바의 총수입은 3억2,500만달러(약 3,950억원)로 세리나 윌리엄스(3억5,000만달러·미국)에 이은 여자 선수 2위다. 하지만 상금 제외 총수입(후원 계약·초청료 등)은 약 2억8,600만달러로 샤라포바가 전 종목을 통틀어 여자 선수 1위다.
샤라포바는 2016년 1월 호주오픈 이후 테니스 인생의 내리막을 탔다. 이 대회에서 약물 양성반응이 나와 15개월 징계를 받았고, 2017년 복귀 이후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복귀 후 메이저 최고 성적은 프랑스오픈 8강이다. 최근에는 어깨 부상 탓에 세계랭킹이 373위까지 내려갔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36차례 우승을 남긴 샤라포바는 캔디 회사 ‘슈가포바’를 운영하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