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중진 현역 의원이 4·15총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잇따라 탈락하면서 당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가 가·감점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탈락한 중진 의원 중에는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해 감점을 받은 경우도 있을 것이라는 게 당내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공개적인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27일 “중진이 탈락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될지는 몰랐다”며 “선관위도, 당도 밝히지는 않겠지만 하위 20%에 속해 감점을 받은 게 아니라면 설명하기 힘든 결과로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지난 24~26일 진행된 경선에서 이석현 의원(6선), 이종걸 의원(5선), 심재권·유승희·이춘석 의원(3선) 등이 고배를 마셨다.
일부 의원은 강력 반발했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김영배 후보는 권리당원 64%, 일반 62%, 나는 권리당원 36%, 일반 38%다.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납득할 수 없는 수준으로 차이가 난다”며 “너무나 왜곡된 결과가 나왔다. 철저한 조사를 요청하고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애초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인위적 컷오프(공천배제)’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하위 20% 의원 명단도 공개하지 않아 현역 교체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전략지역 지정, 경선 배제 등으로 현역 의원을 일부 쳐낸 데 이어 경선에서도 신인 가점과 ‘하위 20%’ 감점 등을 부여해 경쟁력 있는 원외 인사가 현역 의원을 이길 수 있도록 판을 깔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공천작업 시작 전 불출마가 결정된 이해찬·원혜영·백재현·서형수 의원 등 18명, 뒤늦게 불출마를 선언한 이훈·윤일규·이규희 의원, 컷오프 당한 신창현·정재호·오제세 의원, 경선에서 탈락한 신경민·심재권·유승희·이석현·이종걸·이춘석·권미혁 의원 등을 합치면 이미 교체가 결정된 의원은 31명이다. 추가 전략지역 지정에 따른 현역 컷오프와 경선 탈락자 등을 고려하면 민주당 현역 교체율은 이해찬 대표가 밝힌 20%(129명 중 26명)를 넘어 30%(129명 중 39명)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