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협조' 요청한 文에…黃, "대통령 낙관론에 국민들 감염 노출"

■대통령, 여야 4당대표 회동 위해 국회 방문
文 "최대한 빨리 추경안 제출하겠다"
"메르스 때 추경으로 감염병 대응력 높여"
黃은 초동대응 실패 지적하며 사과 요구
"추경·예비비에는 협력 아끼지 않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대표와의 대화’에 참석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이례적으로 국회를 직접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여야 4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안전과 경제 모두 아주 비상하고 엄중한 상황”이라며 “초당적 협력을 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진화를 위해 국회가 코로나19 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코로나3법’을 통과시켰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며 “국회의 협력이 첫 발을 잘 뗀 만큼 협력의 강도와 속도를 높여주시길 당부드린다. 국가의 방역 역량 강화와 피해지원 등을 위해 예산과 제도로 뒷받침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추경을 통해 감염병 대응 능력을 높였다고 설명하며 ‘코로나 추경’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핵심은 속도”라고 언급한 문 대통령은 “여러가지 필요한 지원을 예산으로 충분히 뒷받침하기 위해 긴급 추경을 편성하여 최대한 빨리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메르스사태 때 제가 야당 대표로서 추경을 먼저 제안하고 신속히 통과시킨 경험이 있다. 비상 상황인 만큼 신속히 논의해 이번 임시 국회에서 처리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요청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재정적·법적 지원은 국회의 의무이자 역할이다. 미래통합당은 협조와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 예비비든 추경이든 모두 선제적으로 돕겠다”고 대답하며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야당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와 별개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실패’였다고 꼬집으며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이번 사태를 ‘인재(人災)’라고 표현했다. 정부의 초동 대응 실패로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인 입국 전면금지’가 시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 당은 물론 국민과 전문가들이 얼마나 줄기차게 요구하고 호소했나. 그러나 대통령께서는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섣불리 언급해 방역 체계가 허술해졌다고도 언급했다. 황 대표는 “대통령과 총리 등 정권 전체가 너무나 안일하고 성급했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머잖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나.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보인 파안대소는 온 국민의 가슴을 산산조각냈다”며 “근거 없는 낙관론이 방역 태세를 느슨하게 했고, 그 결과 일상으로 돌아간 국민들이 대거 감염 위기에 노출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도 요구했다. 황 대표는 “오늘 대통령께서는 깊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국정 수반으로서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능과 무책임의 고리를 끊는 것”이라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경질을 요청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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