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만이 SBS ‘정글의 법칙’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제공=SBS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 족장이 된지 10년 만에 400회를 맞았다. 그는 “400회를 이어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그간의 소회를 솔직한 입담으로 풀었다.
28일 오후 SBS ‘정글의 법칙’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SBS 유튜브 공식 채널 SBSNOW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김진호 PD와 김병만이 참석했다.
정글의 법칙은 2011년 첫 방송을 시작해 SBS 예능 중 ‘런닝맨’ 다음의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김병만이 그동안 여행한 왕복거리는 지구 18바퀴에 달하는 714,240km, 거쳐간 국가는 남극을 포함해 38개국에 이른다.
전 세계에 있는 웬만한 정글은 모두 다녀온 김병만이지만 첫 촬영 당시에는 눈물을 보일 정도로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법 전에는 외국을 나가본 적도 없었고, 그때 원주민도 처음 만났다. 실제로 악어도 처음 봤다”며 “촬영이 끝난 다음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원래 소극적이고 움츠러드는 캐릭터였는데 정글의 법칙을 통해서 많이 변했다”고 고백했다.
이렇듯 강렬했던 첫 촬영의 기억에도 불구하고 ‘정글의 법칙’이 햇수로 10년, 회차로 400회를 맞이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김병만은 “400회는커녕 100회도 상상도 못했다”며 “한 시즌 좋은 경험을 하는구나 싶었는데 시청자들이 정말 예상치도 못하게 좋아해주시고 기대보다 몇 배 이상으로 반응을 얻어서 여기까지 오게된 것 같다”고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40여개국의 자외선을 받고 다니다보니 흰머리와 주름도 많이 늘었고 눈도 노화가 빨리 왔다고 한다”며 “하지만 나는 그 이상의 큰 가치를 얻었다. 전 세계의 자연을 배웠다. 안 좋은 것보다 크게 얻어진 게 많다”고 말했다.
김병만이 SBS ‘정글의 법칙’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제공=SBS
힘든 기억도 있지만 족장을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김병만은 “솔직하게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는지 생각해봤는데 없었다”며 “한 직장을 오래 다닌 것처럼 정글의 법칙의 없어지면 공허하고 한동안 우울할 것 같다. 서로 부둥켜안고 길게 해 온 프로그램이라서 그런지 스태프들도 ‘정법’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또 “스태프들과 만약 프로그램이 없어지면 어쩌나 이런 이야기도 해봤는데,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라도 하고 싶다는 얘기를 한 적도 있다”며 “프로그램이 없어지지 않기 위해서 변화를 해야 하는데 큰 변화는 어렵지만 나름 조금씩 변화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생존 훈련, 기능 훈련 등을 한다. 시골의 달인을 찾아서 기술을 배우기도 하고, 요즘에는 비행 조종을 배우고 있다”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병만의 애정만큼이나 그를 향한 김진호 PD의 신뢰도 단단했다. 김 PD는 “처음에는 정글의 법칙이 김병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면, 이제는 김병만에 의한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며 “서로서로 의지하면서 연출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직접 작은 비행기를 몰면서 한 나라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김병만의 고백에 김 PD는 곧바로 “추석 특집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응수해 웃음을 안겼다.
지금까지 거쳐 간 출연자만 총 334명에 이르는 만큼 출연자들에 대한 애정도 상당했다. 김병만은 정글에 가장 최적화됐던 출연자에 ‘리키김’을, 가장 케미가 좋았던 출연자에 ‘추성훈’을 꼽았다. 그는 “운동선수 분들은 기본적으로 정글보다 더 힘든 훈련을 견뎌왔기 때문에 체력이 좋다. 체력이 남으니 서로 간에 케미가 좋을 수밖에 없다”며 “그 중에서 한 사람을 꼽는다면 첫 운동선수 출연자였던 추성훈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추성훈과 둘이 7시간 반 동안 불을 피웠다. 그때 당시에는 에너지는 있고 스킬은 부족했다”며 “솔직하게 그때 카메라 감독님이 라이터를 줬었지만, 둘 다 목표가 있으니까 이 라이터로 불피우면 우리가 한 게 뭐가 되냐 끝까지 하겠다고 해서 7시간 반 만에 불을 피웠다. 그때 불 피우는걸 성공하고 부둥켜안았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김병만(왼쪽)과 김진호 PD가 SBS ‘정글의 법칙’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제공=SBS
초대하고 싶은 출연진으로는 배우 하지원을 언급했다. “하지원이 영화 출연을 할 때도 대역을 안 쓰는 걸로 알고 있다”며 “모험을 좋아하고, 특히 별을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그 곳(정글)에 가면 별을 많이 보실 수 있다. 잘 모시겠습니다”며 공개적으로 정글에 초대하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이제는 자연에서 얻는 것보다 다시 ‘되돌려 줄 것’을 고민한다는 김병만과 김 PD는 앞으로 북극에 가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PD는 “환경이나 이런 부분들에 일조할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북태평양에 한반도 몇 개 크기의 쓰레기섬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린피스라던지 이런 분들이 거기서 계속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그런 부분들을 촬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글’이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김병만은 “직장. 포기할 수 없는 곳”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는 “정법이 사랑받는 이유는 어르신들은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아이들은 신기함을 느낄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며 “시청자분들이 기다려주시고, 지켜봐주시는 한 끝까지 하겠다”고 앞으로의 당찬 포부를 전했다.
한편, 400회를 맞아 김병만을 필두로 윤도현, 션, 이승윤, 노우진, 오종혁, 박태환, 한보름, EXID 하니까지 역대 정글 최강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SBS ‘정글의 법칙 400회 특집 헝거게임2’는 오는 29일(토) 밤 9시에 첫 방송된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