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추세가 강해지면서 글로벌 주식시장도 ‘패닉’에 빠졌다. 하지만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에는 오히려 돈이 쏠리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공격적인 투자전략보단 귀금속, 글로벌 리츠(REITs), 경기방어주 등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21일 2,162.84에 거래를 마감한 이후 지난 27일 2,054.89까지 하락했다. 일주일 사이 5% 가량 급락했다. 선진국과 신흥국을 막론하고 글로벌 증시도 모두 약세다. 사상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1일(현지시간) 3,337.75에서 27일 2,978.76으로 떨어졌다. 낙폭이 10.8%에 달했다. 선진국 23곳의 주가를 반영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MSCI) 월드 지수는 같은 기간 9.4% 하락했으며 신흥국 증시 동향을 나타내는 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20일에서 26일 사이 4.8% 떨어졌다.
반면 안전자산으로는 돈이 몰리고 있다. 금이 대표적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의 온스당 가격은 이달 들어 27일까지 4% 상승했다. KRX금시장에서 판매되는 금 현물의 ㎏당 가격은 같은 기간 5만9,910원에서 6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6.8%나 올랐다. 골드만삭스에선 12개월 내로 금 가격이 온스당 1,800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선 당장 코로나19 이슈가 해소되긴 힘들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분간은 귀금속이나 글로벌 리츠, 경기방어주, 배당주 등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숨 고르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적어도 4~5월까지 지속될 걸로 보인다”며 “이와 같은 상황은 당분간 글로벌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이슈 이후엔 ‘펀더멘털’ 이후의 증시 흐름으로 이어질 걸로 점쳐지는 만큼 반등 모멘텀을 발굴하기 위해 각종 거시경제 이벤트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당장 미국과 중국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