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즈IR] CJ제일제당, 수익성·재무구조 개선...하락장서 '꿋꿋'

작년 4분기 영업익 어닝서프라이즈
매출 첫 20조 돌파...순차입금 감소
주력 가공식품 중심 성장세 지속
해외선 슈완스와 시너지 확대 기대
"코로나 사태 영향 제한적"


CJ제일제당(097950)이 수익성·재무구조 개선을 앞세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하락장 속에서 선방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에 대해 지난해 4·4분기를 기점으로 주력 분야인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8일 5.79% 하락한 24만 4,000원으로 마감했다. 2월 한 달을 놓고 보면 2.7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음 날인 13일 장 중 6.75% 급등한 28만 4,5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하락장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그러나 지난 한 달 간 코스피지수가 6.23%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성적을 냈다.

지난해 주가 부진의 주 원인이었던 재무 구조 악화 우려가 지난해 실적 발표를 계기로 수그러든 것이 주가 선방의 주요 배경으로 평가된다. 물류 부문(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2019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약 4조 8,000억원으로 3·4분기 말의 6조 9,000억원대보다 2조원 이상 줄었다. 순차입금은 미국 식품 기업 슈완스를 인수하기 전인 2018년 말의 4조 5,000억원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공장 부지 등 유휴자산을 높은 가치로 유동화했고 해외 자회사의 영구채·우선주 발행 등을 통한 자본 조달도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은 2,6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2%나 증가했고 컨센서스 1,989억원보다 35.6%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나타났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4·4분기에는 식품·바이오·생물자원 사업부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며 “주력 사업인 가공식품 이익 개선은 그동안 진행했던 제품 종류 수(SKU) 줄이기 및 판촉 자원 효율화 전략이 수익성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진단했다. 4·4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8,9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9.7% 늘어난 22조 3,525억원으로 나타나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국내 식품사업에서는 시장 점유율 상위 핵심 제품 위주의 수익성 개선 전략을 이어가고 해외에서는 슈완스와의 시너지 확대 및 가공식품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사업부문은 핵산, 트립토판 등 고수익 제품 생산 및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한 원가 경쟁력 강화 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식품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CJ제일제당 전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CJ제일제당의 올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8.1% 늘어난 24조 1,558억원, 영업이익은 14.6% 증가한 1조 276억원으로 사상 최초의 1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지난해보다 개선된 식품기업 영업환경 역시 유리한 여건으로 평가된다. 원료인 주요 곡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13년 이후 이뤄지지 않았던 밀가루 가격 인상이 논의 중이며 인상이 가시화되면 가공식품 가격 인상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영화 ‘기생충’의 미국 오스카상 등 해외 주요 영화상 수상을 계기로 해외에서 한국 가공식품(K-Foo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요 제품의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경제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CJ제일제당의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국내 가공식품 사업은 이른 설날 연휴로 선물세트 수요가 지난해 4·4분기 실적에 반영됐고 CJ대한통운을 제외한 가공식품·바이오·생물자원 부문을 모두 합친 매출액 내 중국 관련 비중은 5% 내외로 추산된다”며 “막연한 우려보다는 수익성 개선 의지 및 체력 증진에 집중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