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초기 매장 전경. /사진제공=롯데면세점
1984년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문을 연 루이비통 매장 전경. /사진제공=롯데면세점
1992년 롯데면세점이 외화 획득 2억불 관광 진흥탑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면세점
[편집자주]1970년대 한국의 면세점은 자수정과 도자기 등을 파는 기념품점 수준이었다. 그러나 1980년 롯데면세점의 등장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매장을 고급화하고 해외 명품 브랜드를 잇따라 유치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잡았다.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업자들이 차례로 면세점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국 면세점산업 규모는 지난해 약 25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매출 기준 세계 2위 사업자이자 1위를 노리는 롯데면세점이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서울경제는 이를 계기로 롯데면세점의 역사와 미래를 조망하는 ‘세계 1위 성큼 다가선 롯데면세점’ 시리즈를 시작한다.
지난 2015년 10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인천 중구 운서동 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기자간담회에서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겠다”며 2020년 세계 1위 달성 목표를 밝혔다. 그로부터 5년이 흘러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롯데면세점은 매출 10조원을 달성한 세계 2위 사업자로 성장했다. 세계 1위인 스위스 듀프리와의 매출 차이는 2018년 기준 2조원에 불과하다. 매년 매출이 늘고 있는 롯데면세점의 맹추격으로 세계 1위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면세 진출 40년…매출 10조원 달성=롯데면세점은 1980년 2월14일 서울 소공동에 명동 본점을 개점하면서 면세점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백화점과 호텔에 이어 면세점을 한국관광산업 진흥 과제로 꼽았던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홍콩으로 쇼핑 가는 외국인을 돌려세우라”는 특명을 내렸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세계 면세점 최초로 백화점처럼 매장이 구획화된 ‘부티크 스타일’로 매장을 꾸미며 현재의 면세점 형태를 구축했고 전담팀을 꾸려 해외 명품 유치에 나섰다. 그 결과 1984년 루이비통을 시작으로 1985년 에르메스, 1986년 샤넬 등 ‘세계 3대 명품’을 단일 지점에 첫 유치했다. 이후 티파니, 까르띠에, 불가리 등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들도 속속 롯데면세점을 찾았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돌린 효과는 1992년 ‘외화 회득 2억불 관광진흥탑’ 수상을 시작으로 2002년 ‘외화 획득 5억불 관광진흥탑’ 수상 등으로 이어졌고, 면세사업 진출 첫해 20억원에 그쳤던 매출도 지난해 9조9,300억원으로 5,000배가량 증가했다.
1999년 3월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 오픈 기념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면세점
2001년 3월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오픈 기념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면세점
2019년 8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9회 롯데면세점 패밀리콘서트’ 전경. /사진제공=롯데면세점
2019년 7월 롯데면세점 베트남 하노이공항점 오픈 기념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면세점
◇최초·최장 공항 면세점 사업자=롯데면세점은 1998년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한국관광공사가 독점 운영해오던 공항 면세점 사업이 민간기업에 개방되면서 김포공항을 시작으로 공항 면세점 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초창기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은 규모도 작고 입지 조건도 여행객 동선에서 벗어나 영업환경이 열악한 편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롯데면세점은 직원 100여 명의 유니폼을 무채색에서 붉은색으로 바꾸었다. 판매 직원을 돋보이게 한 조치는 매출액이 진출 첫해 대비 40~70% 상승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운영 노하우는 인천공항점에서도 빛을 발했다. 롯데면세점은 2001년 인천공항 개항부터 꾸준히 인천공항점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면세 사업자다. 인천공항 초기 당시 롯데면세점은 화장품 매장 중앙에 대형 진열장을 설치하고 주변으로 방사형 곤돌라를 배치하는 등 독특한 레이아웃을 선보였다. 특히 샤넬, 랑콤, 에스티로더 등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갖추면서 개점 4개월 만에 51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은 입찰이 진행 중인 제4기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 사업권도 획득해 공항 면세점 강자로서 위치를 더 단단히 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태평양 ‘LDF 벨트’ 구축=2010년부터는 외형 성장을 위해 해외로 시야를 넓히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점을 시작으로 미국 괌, 일본 오사카, 베트남 전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 현재 13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2018년 오픈한 다낭공항점과 나트랑깜란공항점이 이례적으로 오픈 첫해 흑자를 기록하며 해외 사업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상반기 다낭시내점을 추가하면 베트남 사업장은 총 4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또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오세아니아 진출에 이어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 사업권을 획득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롯데듀티프리(LDF) 벨트’를 구축하게 됐다. 특히 영업기간 6년간 약 4조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창이공항 면세점 오픈을 올 6월 앞두고 있어 올해 해외 매출 1조원 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 해외 매출액은 지난해 5,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성장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는 “해외사업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면세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지속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