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플랫폼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분야의 ‘글로벌 공룡’들이 올해 안에 국내에 진출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 지각변동이 발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토종 업체들은 글로벌 업체와 협업을 준비하는 등 점차 치열해지는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음원플랫폼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전세계 79개국에서 2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음원계의 넷플릭스’다.
음원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음원 공급 계약을 맺진 않았지만 스포티파이가 국내 진출 준비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음원서비스 시장은 멜론과 지니뮤직, 플로 등이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더해 방대한 음원과 듣는 시간·취향 등에 기반한 음악 추천을 강점으로 내세운 스포티파이까지 추가되면 경쟁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선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 특성상 ‘용두사미’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용자들은 가요를 듣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스포티파이가 국내 음원의 저작권 협상을 어느 정도로 성공시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국내 진출한 애플뮤직의 경우 국내 노래 중 들을 수 있는 곡이 제한되면서 현재까지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OTT 업계에선 디즈니플러스와 애플티비플러스의 국내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세계 최대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 왕국’으로 불리는 다른 업체까지 가세한다면 ‘토종 OTT’가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나온다. 넷플릭스의 경우 지난 2016년 국내 진출한 이후 국내 유료 이용자만 200만명(지난해 11월 기준)에 이른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차기 OTT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평가받는 디즈니+와의 협업에 골몰하고 있다. 마블과 스타워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유하고 있는 디즈니+는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3개월 만에 가입자를 3,000만명 가까이 확보했다. 국내에선 LG유플러스(032640)와 손을 잡은 넷플릭스처럼 단독 서비스 이외에도 인터넷TV(IPTV) 기반 서비스를 통신사와 함께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미 박정호 SK텔레콤(017670) 사장은 지난해 11월 기자들과 만나 “디즈니와 만났고 재밌는 것을 가져왔는데 아직 말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OTT 경쟁력은 콘텐츠 확보에 달렸다”라며 “디즈니+같은 글로벌 업체들은 콘텐츠 투자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정면으로 맞붙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