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3일 오전 서울 은평구 은평병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차량 이용 선별 진료소’에서 차량에 탑승한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오승현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주요 발원지는 대구·경북(전체 확진자의 90%)으로 꼽히지만 이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인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소규모이기는 하지만 서울의 성동구 주상복합, 천안 줌바댄스 교습소 등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집단 발병이 확인됐다.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온 곳은 서울 지역이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 지역 환자는 전날 같은 시간 대비 7명 늘어난 98명을 기록했다. 충남은 3명이 추가된 81명, 경기는 2명 늘어난 94명을 나타냈다. 이외 지역들은 2명 이내로 발생했거나 추가 환자가 없었다.
서울 지역 환자가 늘어난 데는 성동구 주상복합건물(서울숲더샵) 관련 발병사례가 영향을 미쳤다. 시작은 지난달 19일 이 건물 입주민 A씨(77세 남성)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부터다. 이후 A씨의 아내(76세 여성)가 감염됐고 해당 건물의 관리사무소 직원 4명, 직원의 가족 6명 등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12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서울에서 은평성모병원(14명)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코로나19 집단 감염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이 사례의 경우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일하는 곳은 같지만 사는 곳은 각자 달라 서울 곳곳에서 2·3차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해당 지자체에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다만 아직 감염원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A씨는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확진자가 81명까지 급격하게 늘어난 충남의 사례는 대다수가 천안 줌바댄스 교습소와 관련돼 있다. 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55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다. 강사 2명과 수강생 36명, 이들 가족과 지인 17명 등이다. 확진자 중에는 2세와 8세 남자아이도 포함됐다.
천안시는 줌바댄스 강사 B씨(천안-2번 확진자)와 강사 C씨(천안-5번 확진자), 그리고 수강생들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두 강사는 천안 시내 운동센터 및 문화센터에서 강습을 했으며 밀폐된 공간에서 땀을 흘리며 하는 운동의 특성상 이 강습이 확산의 한 축일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확인된 천안-1번 확진자도 해당 강습 수강생으로 밝혀졌다. 최초 감염원이나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확진자들이 신천지나 대구·경북 방문, 중국 여행 이력이 없는데다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력이 확인되지 않아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강사 C씨가 기독교복음선교회(옛 JMS) 소속 교회로 추정되는 곳에서 지난달 19일 다른 신도 수십명과 함께 예배를 봤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추가 확진자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천안 지역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방역당국 및 인근 지역에는 비상이 걸렸다. 우선 방역당국은 줌바 강습장으로 이용된 천안 지역 문화센터와 피트니스센터 10곳을 폐쇄하고 교습에 참여한 2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근인 세종시에서도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천안·아산 지역 방문자제’를 안내하는 등 경계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지역에서는 수원시 영통구에 소재한 생명샘교회에서 신도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교회가 자진 폐쇄하는 일이 벌어졌다. 생명샘교회에 따르면 초등부 교사인 신도 한 명이 직장에서 신천지교회 관련 확진자로부터 감염됐으나 이 사실을 모른 채 지난달 23일 예배에 참석했다. 이후 초등부 교사 4명, 학생 1명이 추가로 확진돼 치료 중이다. 수원시는 생명샘교회에 대한 전수조사를 결정했고 생명샘교회는 폐쇄 이후 온라인 예배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대구 지역 외의 다른 지자체에서도 지역사회에서 산발적인 확진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을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