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064350)의 신용등급이 한단계 강등됐다. 플랜트부문 실적 부진과 더불어 주력 사업인 철도부문의 본원적인 수익창출력이 훼손됐다는 것이 이유다.
한국신용평가는 4일 수시평가를 통해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내린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3분기 이후 대규모 손실 인식이 연속 발생해 연간 2,7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3,520억원에 이른다. 대부분 주력 사업인 철도부문에서 발생했다. 국내외 프로젝트의 설계 변경과 공기 지연에 따른 추가원가 인식, 저가 수주분 실적반영 등이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시장 환경도 최저가 입찰 확대와 경쟁업체 진입으로 독점적 사업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한신평은 “생산공정의 병목현상도 가동률 과부하, 납기 지연 등 실적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구조적인 수익성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중기부문과 플랜트부문의 경우 외형 위축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플랜트부문은 자동차, 제철 등 수요산업의 부진이 주 요인으로 과거 대비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017~2018년 대규모 손실을 야기했던 카타르 알다키라 사업이 상당부분 진척됐으나 2019년 납기 지연에 따른 추가원가 약 430억원을 반영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며 “향후 양질의 수주를 통해 안정적 수익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 지속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재무안정성도 크게 악화됐다. 현대로템의 부채비율은 2017년 말 188%에서 지난해 말 361%로 급등했다. 운전자본 완화와 보수적 자금집행을 통해 현재까지 차입금은 1조5,000억원 내외서 관리되고 있으나 프로젝트 양산 현황에 따라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지난해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고 자산매각 등 추가 자구계획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재무안정성 개선이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