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 변호사가 보여준 박근혜 전 대통령 친필 서한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중편지를 통해 “분열하지 말고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보수세력의 통합을 요구하는 일종의 옥중정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4일 유영하 변호사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며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통합’을 핵심으로 하는 박 대통령의 옥중편지는 4.15 총선을 앞두고 통합하지 못하고 있는 보수진영을 향한 목소리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대승적인 통합을 주문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이 말한 ‘거대야당’이 결국 미래통합당이라는 뜻이다.
현재 일부 친박(친박근혜) 정치인들은 자유공화당(자유통일당+우리공화당), 친박신당, 한국경제당 등 창당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편지에서 박 전 대통령은 보수세력의 분열을 두고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들 삶이 고통 받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지만,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해석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도 있었다. 현 정부의 실정은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들도 많았다”며 “하지만 저의 말 한마디가 또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의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5년 등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현재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유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께서 자필로 쓴 것을 교도소의 정식 절차를 밟아서 우편으로 오늘 접견에서 받은 것”이라며 “자유공화당 출범 등의 소식도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