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2시 59분께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불기둥이 솟구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케미칼(011170) 대산공장에서 4일 폭발 사고가 일어나 9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로 최근의 화학제품 가격 급락세가 멈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측은 이날 “오전3시께 충남 대산공장 나프타분해공장(NCC) 압축공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NCC와 연결된 8개 공장까지 총 9개의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단된 공장은 벤젠톨루엔자일렌(BTX)·부타디엔(BD)·에틸렌글리콜(EG)1·폴리에틸렌(PE)1·폴리플로필렌(PP)1·PP2 공장 등이다.
화학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에틸렌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국내외에서 연간 45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대산공장은 그중 약 24.4%인 110만톤의 생산을 담당한다. 증권가에서는 대산공장이 글로벌 에틸렌 시장에서 약 0.6%, 동북아 시장에서 약 2.3%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가동 재개 시점이 불분명해 고심하고 있다. 설비 교체와 보수 작업이 1개월 안에 완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정상 가동까지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화학제품 시황이 바닥인 만큼 반사이익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화학의 기본 원료인 에틸렌 가격은 지난 2018년 톤당 1,300달러대에서 현재 톤당 600달러대로 반토막이 났다. 에틸렌 가격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스프레드는 1·4분기 158달러를 기록했다. 손익분기점(BEP)인 250~300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화학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최근 아시아 NCC 업체들은 대부분 감산에 나서는 추세였다”며 “롯데케미칼의 공장이 멈춘다고 해서 시장이 반전되지는 않겠지만 에틸렌 가격 하락세가 멈출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중상자 3명을 포함해 41명이며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이날 “부상과 피해를 입은 분들께 깊이 사과드리며 지역 주민, 협력업체, 주변 공단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냈다. 임 대표는 “지역사회가 조속히 회복하고 안정을 취하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최우선으로 마련하겠다”면서 “관계기관과 협의해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4일 오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충남 서산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합동조사반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서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