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역 화장실에서 방역요원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싱가포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침실과 욕실, 화장실까지 광범위하게 오염시킨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립 전염병센터(SNCID)와 DSO 국립 실험실이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에는 지난 1월 하순과 2월 초순 사이 욕실과 같이 격리된 공간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실례 3건이 언급됐다.
먼저 연구자들은 2주간에 걸쳐 5일 치 격리 공간 샘플을 수집했다. 한 환자 침실에는 일상적인 청소를 하기 전에 샘플을 추출했고, 다른 두 환자의 방에서는 소독 조치 이후에 샘플을 얻었다.
그 결과 청소 전에 표본 조사를 한 환자의 침실 내 15곳 중 유리창, 의자, 침대 난간, 전등 스위치, 바닥 등 13곳에서 병원체가 검출됐다. 화장실 내 5곳 중 싱크대, 문고리, 변기 등 3곳도 바이러스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샘플에서는 바이러스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배기구에 있던 면봉은 양성이었다. 이에 대해 AFP는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비말이 공기 흐름을 따라 이동해 환기구에 내려앉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소독 이후에 조사한 나머지 환자들의 방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의 비말, 타액 등을 통해 주요 주거 환경이 오염됐다는 사실은 이러한 주거 환경이 (바이러스의) 전파 매개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주거 환경과 손의 청결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접한 전문가들은 욕실 등에 번지는 코로나바이러스는 하루 두 차례 살균제로 세정하면 대부분 죽는 것이라 너무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보고서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병원체가 병원 의료 서비스 관계자를 통해 광범위하게 퍼져나간 가운데 발간됐으며, 미국의학협회(JAMA) 저널에 실렸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