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디지털 롯데’로의 전환에 한층 힘을 주며 ‘뉴 롯데’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이미 발표한 유통산업의 구조조정에 이어 호텔과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신 회장은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오프라인 점포에서의 성공체험을 모두 버리겠다”며 “국내 대형마트·전문점·백화점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약 20%, 총 200개의 점포 폐쇄 작업을 연내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그룹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유통사업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은 지난 5년 새 영업이익이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마트 536곳 중 대형점을 중심으로 약 20%가량, 전문점은 591곳 가운데 약 20% 정도를 폐쇄 대상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은 71곳 중 5곳이 문을 닫는다.
신 회장은 유통사업의 실적악화를 타개 하기 위해 “자회사가 별도로 관여해온 인터넷 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40%가량을 교체한 것에 대해 신 회장은 “말로는 디지털화를 외치면서 종전처럼 오프라인 점포 운영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1만개 이상인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의 연계를 강화해 매출 증대를 노리는 ‘옴니 채널 전략’을 본격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글로절 전략에 대해서는 선진국 시장을 겨냥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는 저출산·고령화가 일본 이상의 속도로 진행 중이어서 내수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 시장 개척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세계 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선진국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해외 진출의 핵심 사업 부문으로 호텔과 화학 부문을 꼽았다. 신 회장은 “호텔 부문에서는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 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겠다”며 “화약 분야에서 유력한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는 일본 회사가 많다는 점에서 일본 기업의 M&A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011170)은 지난해 일본 히타치그룹의 계열사 히타치케미칼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일본롯데 등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일본에서 제과 사업을 영위하는 일본롯데를 향후 2년 이내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친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제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