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장위중앙교회 입구에 신천지 교인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에 전달한 기부금 120억원을 돌려받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신천지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으로부터 신천지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한 부담 등의 이유로 반환요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신천지는 이어 “국민들께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기부처를 찾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될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신천지는 지난 5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부했다”며 “기부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지역 및 전국의 재난활동과 구호물품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금 중 100억원은 다대오지파 대구교회가 냈고, 나머지 20억원은 총회 본부에서 냈다고 신천지는 설명했다. 신천지는 기부금과 함께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진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부금 반환 결정은 대구·경북지역 지방자치단체에서 신천지 기부금 지원을 거부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신천지 측이 사전 협의 없이 거액의 기부금을 후원금 계좌로 입금하면서 수용 여부 등을 놓고 논의를 벌여왔다. 기부금과 관련해 이날 권영전 대구시장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입금된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측 성금 100억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전국 단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입금된 신천지예수교 총회 성금 20억원도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또 “신천지 교인 가운데 생활치료센터 입소와 진단검사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며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신천지 교회에 불편하더라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달라는 경고이자 간절한 호소”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는 “대구·경북 지역 생활치료센터 입소 및 검사 거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며 “신천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부터 수차례 공지를 통해 성도들에게 보건당국의 요청에 따라 협조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개신교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총연합(UCCK)는 공동성명을 내고 “코로나19가 확산을 야기한 주역인 신천지가 이번 사태에 대응하는 태도가 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며 “정부와 수사당국은 이 총회장과 12 지파장을 포함한 신천지 주요 관계자들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만, 평범한 신천지 교인들까지 극단적으로 혐오하고 사회적으로 낙인찍는 것은 우리 사회의 조화와 포용의 윤리를 증진하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혐오와 낙인을 거두어달라”고 덧붙였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