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전파' 심각한데…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일로]
자가격리 확진자 폭증에 감염↑
정부는 기존 안전수칙만 당부
'집안내 방역' 별다른 대책 없어

집단생활시설만큼이나 전염이 많이 일어나는 곳은 다름 아닌 집안이다. 자가격리자들이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례는 이미 수없이 보고됐고 최근에는 대구 지역 확진자들이 입원 병상을 받지 못해 집에서 대기 중인 사례가 늘고 있어 ‘가족 간 2차 전파’를 예의 주시해야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자가격리자들에 대해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등 안전 수칙을 당부하고는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각 시도 및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가족 간 전파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전날 충북 청주에서는 일가족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청주에서 첫 확진 판정을 받은 택시기사 C(35)씨의 부모와 아들로 지난달 15일 충남 태안 등을 함께 여행했다. 앞서 C씨가 확진 판정을 받자 일가족 3명은 자가격리 중이었는데 해제 당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또 최근 확인된 충남 천안지역 줌바 댄스 관련 확진자 88명 중 27명 이상이 줌바댄스 관련자의 가족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확진환자의 많은 부분이 신천지 교회에 관련된 교인들 또는 교인들과 접촉한 가족들, 그리고 그분들이 일하셨던 직장인”이라며 가족 내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문제는 이 같은 가족 간 감염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 지역의 경우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자택에서 대기 중인 확진자가 많다. 실제 대구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체 확진자 4,693명 중 1,735명은 집에서 입원 대기 중이다. 확진자들의 가족은 하루하루 불안감에 떨며 생활하는 실정이다. 이미 수성구에서는 D(61)씨가 지난달 27일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집안에서 대기하는 사이 딸(33)과 아들(31)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구시는 확진자들을 신속하게 입원시키는 한편 입원대기 중인 확진자 관리 대책을 세우겠단 계획을 내놓기도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다.

코로나19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둥성과 쓰촨성의 환자 1,836명 가운데 집단 발병 사례는 344건이다. 두지역의 집단발병 사례 중 75~85%는 가족 간 전파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자가격리자에 대한 감시 외에 집안 내 감염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가격리자에 대해 7일부터 앱을 활용하기로 하고 무단이탈할 경우 벌금 1,000만원 또는 징역 1년 이하에 처한다며 엄중 경고했지만 집안에서는 가족 및 동거인을 접촉할 때 마스크를 쓰고 2m 이상 거리를 둬야한다는 지침 정도가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주원기자 대구=손성락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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