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텅텅 빈 항공기

대형항공사 탑승률 30% 이상 줄어
대한항공·아시아나 감소폭 커질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형항공사(FSC)의 지난 2월 탑승률이 3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달 들어 한국인의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는 국가가 100여개를 넘어서고 일본 이후 미국마저 입국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며 항공업계의 탑승률 하락속도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한항공(003490)의 국제선 탑승객은 92만7,324명으로 전년 동기(138만8,570명) 대비 33%나 줄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61만1,936명으로 같은 기간(98만637명)보다 38%가 감소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 대비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부족한 점, 저비용항공사(LCC) 대비 경쟁력 약화 등의 이유로 부침이 더 심했다. 세부 노선별로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한 달 동안 일본(-52%), 중국(-68%) 등에서 탑승률이 감소한 반면 러시아 등 CIS 노선은 5%, 미주 노선은 5% 탑승률이 증가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전 노선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유럽 노선이 -5.4%로 가장 감소폭이 작았고 중국(-72%), 일본(-34%), 동남아(-31%) 등의 탑승률 감소가 두드러졌다.


2월 대형항공사 탑승률이 30%대 감소에 그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일본 불매운동에 이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미주·유럽·대양주 등 장거리 노선에서 발생하는 실적으로 일정 수준 회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확대되며 상황은 갈수록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 대비 장거리 노선 분포가 취약한 점 등을 이유로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비교적 강점이 있었던 일본·중국 노선 등 단거리 노선마저 가격 등의 측면에서 LCC들과 경쟁에서 밀렸고 일본·중국·동남아 등의 노선에서 탑승률이 크게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일본·동남아 노선이 전체 노선 비중의 80% 수준으로 대한항공(42%)의 두 배가 넘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입국 제한을 금지하거나 격리조치 등 입국절차를 강화하는 국가들이 늘어남에 따라 국제선 전 노선을 감축하거나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수록 탑승률은 더욱 급감해 실적 악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그룹사 이슈로 최신 기재 도입 등이 미흡하다는 점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은 기재 경쟁력 강화, 부정기 노선의 탄력운용 등 자구책을 내놓았지만 입국제한 등으로 무용지물이 됐다”고 말했다.
/박시진·이수민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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