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002320)인터내셔널의 국제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미국 호텔 사업의 영업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동시에 9~10월 만기가 도래하는 미화 약 9억달러 규모 차입금 상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한진인터내셔널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Watch list)으로 지정한다고 6일 밝혔다. 조만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다.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면서 회사의 유동성 압박이 증가한다는 점을 반영했다. 한진인터내셔널은 올해 9월과 10월 8억9,300만 달러(한화 약 1조636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차환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S&P는 코로나19가 회사의 미국 호텔 사업 운영과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차환 자금 조달시 금융비용 상승과 조달 조건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재량적 현금흐름(discretionary cash flow)도 향후 2~3년 동안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낮은 객실점유율과 단가로 인해 올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1,000만 달러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고 호텔사업이 다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내년부터는 2,000~3,000만 달러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간 4,000~5,000만 달러에 이르는 자금조달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도 덧붙였다.
모기업인 대한항공(003490)의 실적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경우 한진인터내셔널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한항공은 미주, 중국, 유럽 등 주요 노선의 항공편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S&P는 “연결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객 매출의 상당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조정 차입금 레버리지 비율은 지난해 6~8배 수준에서 올해 10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2~3개월간 차입금 차환과 관련해 구체적 진척사항이 없을 경우 한진인터내셔널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S&P는 “현금흐름이 예상보다 크게 약화되거나 부동산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경우 현실화될 수 있다”며 “대한항공의 그룹 신용도가 하향조정되거나 한진인터내셔널과 대한항공의 관계가 크게 약화될 경우에도 하향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