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공포'에도 10조 베팅했는데...개인 순매수 톱10 '-12%'

6일 코스피 7,900억 순매수 올 최대
이전 감염병 리스크 '학습효과' 작용
사스 465억·메르스 1.4조와 대조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국내 증시가 급락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주식 매입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주식 매수에 소극적이었던 지난 2002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전과 달리 ‘코로나 공포’에 베팅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선택한 주식의 투자 성과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90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올 들어 하루 기준 최대 순매수량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코로나19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한 지난 1월20일 이후 개인들은 총 9조8,27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여 10조원 돌파도 눈앞에 뒀다.


개인들의 왕성한 매수세는 사스와 메르스가 발병했을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사스 발병이 홍콩 언론에 처음 알려진 2003년 2월10일 이후 47일간 개인 투자자들은 46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2015년 메르스가 발병한 5월20일 이후 같은 기간에 개인들은 1조4,333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데 그쳤다. 해당 기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발병 기간 내내 개인들의 투자심리는 악화돼 매수와 매도를 반복했다. 발생 이후 47일간 6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수를 보인 현재와는 개인들의 ‘포지션’이 분명 변화한 셈이다.

개인들의 태도 변화는 이전 감염병 리스크에서 터득한 ‘학습효과’ 덕이 컸다는 분석이다. 질병 확산 상황에서 받은 조정은 이후 확산세가 누그러지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점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들어 개인의 증시 참여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했다”며 “올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최근 조정 국면을 매수 기회로 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저금리에 따른 국내 유동성 증가, 사모펀드 사태 이후의 직접투자 증가 등도 요인으로 꼽힌다.

개인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투자 성과는 저조한 모습이다. 삼성전자(005930)·한국전력(015760)·SK하이닉스(000660)·신한지주(055550)·아모레퍼시픽(090430)·호텔신라(008770)·POSCO(005490)·씨젠(096530)·S-OIL·KB금융(105560) 등 해당 기간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코스닥 포함, ETF 제외)의 주가 변동률은 평균 -11.92%로 코스피지수 하락률(-9.4%)보다 낮았다. 이에 비해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10.67%로 개인과는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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