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전북 임실군 구내식당에서 군청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앞자리를 비워둔 채 비대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임실군
# 자동차보험 접수를 하는 A콜센터에서는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가라고 독려하고 있다. 사고 접수 건수가 줄어 전화 한 통 안 받고 퇴근하는 사원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집단으로 장시간 앉아 있는 업무 특성상 감염에 취약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근로자들은 “코로나19에 걸려서 일을 못 나오는 것도 아닌데 돈도 벌지 말라는 거냐”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후 제조업·외식업·관광업·교육업 등 업종을 막론하고 전방위적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사업장 내에서 휴업·휴가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경영상 사유 및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휴업하는 경우와 확진자가 발생해 사업장을 폐쇄하는 경우 수당 발생에 차이가 있고 연차휴가의 경우 사용자가 사용을 강제할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휴업·휴가 제도에 대한 궁금증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해본다.
-일감이 줄어 근로자들을 쉬게 하려는데 무급으로 가능할까.
△불가하다. 근로기준법 46조 1항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그 근로자 평균임금의 100분의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를 고의·과실뿐 아니라 경영 장애에 기인한 것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결국 근로자는 일할 의지가 있지만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쉬는 것이니 적당한 임금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무급으로 휴업을 강제했다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근로기준법 109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가 발생해 어쩔 수 없이 사업장을 폐쇄하는 경우에도 휴업수당을 줘야 하나.
△이 경우는 휴업수당 지급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47조는 정부·지방자치단체가 감염병 환자 등이 있는 장소나 감염병에 오염됐다고 인정되는 장소를 일시적으로 폐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라고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폐쇄된 동안은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근로자의 책임도 없는데 돈을 받을 수 없나.
△고용부는 휴업이 아닌 ‘유급휴가’를 보내도록 권고하고 있다. 근로자의 생계 보호를 위해서다.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고용부는 휴업수당의 50~67%를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의 상한을 75%까지 인상했다. 고용부는 휴업수당 발생 여부에 관계없이 고용유지지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용자가 연차휴가(유급)를 사용하라고 한다면.
△법 위반이다. 근로기준법은 연차휴가의 시기 지정권을 근로자에게 부여하고 있다. 휴가는 근로자가 원하는 때 가라는 것이다. 다만 사용자에게는 시기 변경권이 있다.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하면 시기를 바꿀 수는 있는 것이다.
-입원하거나 격리되는 경우에는 유급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노동관계법령에서는 입원하거나 격리된 경우에 대한 규정이 없어 노사자치로 해결해야 한다. 취업규칙·단체협약 등에서 병가를 약정휴가로 규정하는 경우 유급 처리가 가능하다. 만약 해당 조항이 없는 경우 고용부는 자발적으로 유급 처리를 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보건복지부에서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받은 경우 반드시 유급휴가를 부여해야 한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