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증거 없는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 범인은 남편일까?


7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된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동네 주민들은 사람 좋기로 소문난 은정 씨 이제 막 여섯 살이 된 사랑스러운 아들 민준 군의 다정한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모자가 살던 동네는 오래된 주택들이 가득한 재개발지역으로, 이들이 살고있던 빌라도 곧 철거될 예정이었다.

지난해 8월 22일, 어머니와 함께 집을 보러 가기로 한 은정 씨는 온종일 연락이 되지 않았다. 친정 식구들은 전날 밤 보냈던 문자에도 답이 없던 은정 씨가 걱정돼 밤 9시경 은정 씨 빌라를 찾아갔다.

집에 불은 모두 꺼져있고,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밤 11시경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고 들어간 가족들은 싸늘하게 식어버린 은정씨와 여섯 살 아들 민준 군의 시신과 마주했다.

은정씨는 아이 쪽을 바라보며 모로 누워있었고, 거꾸로 누운 어린 아들의 얼굴 위에는 베개가 덮여있었다. 부검 결과 두 사람의 사인은 모두 목 부위의 다발성 자창. 은정 씨는 무려 11차례, 민준이는 3차례에 걸쳐 목 부위를 집중적으로 피습 당한 상태였다. 몸에 별다른 방어손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둘 다 잠옷을 입은 채 발견돼 누군가 잠든 모자의 목 부위만을 고의로 노려 단시간에 살해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한 달에 걸쳐 17번의 현장 감식을 진행했으나 외부침입의 흔적과 지문 및 족적 등 범인을 찾을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현장에서는 침대 위 상당한 양의 피에도 불구하고, 세면대 배수구와 빨래바구니 안의 수건에서만 모자의 적은 혈흔이 발견됐다. 범인은 모자를 살해하고 피가 묻은 손을 씻은 뒤,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현장에서 유유히 빠져나갔다.

10월 초 경찰이 50여 일 만에 체포한 용의자는 은정씨의 남편인 조씨였다. 그는 당시 집이 아닌 작업장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시신이 발견되기 하루 전날 밤 빌라에 찾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밤 9시경에 집에 방문해 저녁을 먹고 잠들었다가 8월 22일 새벽 1시 반 경 아내에게 인사하고 집을 나섰다는 조씨는 사건 발생이 가능한 시간대에 빌라를 방문했고 제삼자의 외부침입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 때문에 구속됐다. 그러나 그가 작업장으로 돌아온 모습이 찍힌 CCTV에는 별다른 특이점이 없었고, 옷과 차량에서도 혈흔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범행도구도 발견되지 않았다. 조씨가 범인이라고 단정할 직접적인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어떻게 처자식을 살해할 수 있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정씨 가족들은 유일한 용의자인 조씨를 의심하며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길 기다리고 있다. 반면 범행동기도, 이를 입증할 직접 증거도 없다며 결백함을 주장하고 있는 조 씨의 가족은 방송 직전, 방송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방송을 허락했다.

한편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7일 11시 10분에 방송된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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