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세계 주요 사례를 볼 때 전염병 확산세가 이어지면 불안심리가 크게 고조되며 조업 중단 등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발생하므로 전염병을 상시적 리스크로 인식하고 철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요 전염병과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염병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적·물적 자본손실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전염병 확산에 따른 불안 및 경제심리 위축 등을 통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 전염병 환자가 늘어날수록 불안심리가 크게 고조되면서 조업 중단 등에 따른 생산 차질도 발생한다.
201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는 중국 내에서 크게 확산하면서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외국인 관광객을 감소시켰다. 2년 후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는 높은 치사율로 국내 경제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서비스업과 민간소비 중심으로 내수에 타격을 입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용민 거시재정팀 차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염병과 자연재해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도는 높지 않지만 점점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체계적인 재난대응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 이후 기후변화 등으로 전염병과 자연재해의 발생빈도가 높아진 데다가 글로벌화와 도시화의 진전으로 전염병 확산속도도 빨라졌다.
특히 전염병의 경우 확산세가 진정되면 빠른 속도로 회복되지만 확산 정도와 지속기간, 치사율 등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 한은은 체계적인 재난대응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국산화와 거래선 다변화 등을 통해 주요 교역상대국의 재난으로 인한 중간재 수급 차질 등 공급망 훼손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