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이 9일부터 초유의 ‘한 지붕 두 단장’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지난해 해임된 윤호근 전 단장이 제기한 해임 취소 소송에서 법원이 윤 전 단장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제6부는 지난 6일 문체부가 윤 전 단장에게 내린 해임처분을 취소하고, 윤 전 단장에 대한 면직처분도 집행을 정지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문체부는 자격 요건이 되지 않는 공연기획팀장을 채용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5월 윤 전 단장에게 해임을 통보했고, 이에 반발한 윤 전 단장은 한 달 뒤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문체부는 지난해 9월에 박형식 전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을 오페라단장에 임명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즉시 항고 및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이번 판결로 내년 2월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게 된 윤 전 단장은 당장 9일부터 출근할 방침으로 알려져 당분간 국립오페라단의 지휘계통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 전 단장은 “일단 법원에서 출근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에 안 하면 결근이 된다. 9일부터 정상 출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명의 단장을 두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 국립오페라단의 한 관계자는 “문체부, 전·현직 단장 등의 상황 등을 참고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일단 윤 전 단장 사무실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10년간 3년 임기를 다 채운 단장이 제8대 이소영 단장 한 명에 불과했을 정도로 역대 단장들이 숱한 논란에 시달리며 ‘단명’에 그쳤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