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 코로나19 극복 추가경정예산안’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내놓은 11조7,000억원 규모 ‘코로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두고 증권사별로 해석이 갈리고 있다. 경제성장률 하락 방어에는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 구체적인 효과에 대해선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추경을 통한 경기 진작 효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경기부양 효과를 내기 위해선 투자 효과가 발생하는 자본지출, 즉 SOC 등에 투입이 이뤄져야 하나 재정지출이 주로 손실 보상 및 융자, 각종 수당이나 자금 지원 등에 맞춰져 있어 재정승수 효과를 높이기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 4일 정부는 총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세입경정 3조2,00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로 재정 확대가 이뤄지는 예산은 8조5,000억원이다. △감염병 방역체계 고도화(2조3,000억원) △소상공인·중소기업 관련 지출(2조4,000억원) △저소득층 소비쿠폰 등 민생·고용 부문 지출 확대(3조원) △지역경제·상권 살리기(8,000억원) 등이 골자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에선 추경이 내수에 즉각 도움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해석했다. NH투자증권은 “당장 내수 중심의 회복을 기대하기엔 부족하다”고 했다. 일부 계층에 국한된 지출이 많다는 것이다. 가령 노인일자리사업 참가자에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외부활동을 꺼리는 상황에서 일자리 사업 차질 시 당장의 효과는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추경이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을 방어하는 데엔 기여할 것이라는 데엔 동의하고 있다. ‘재정승수’ 때문이다. 재정승수는 정부의 재정지출이 1 늘었을 때 국민소득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KB증권은 “8조5,000억원의 세출 추경은 기존에 예정하지 않은 추가 정부 지출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0.11~0.24%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결국엔 코로나19 확산 진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IBK투자증권측은 “코로나19의 국내외 진행에 따라 (추경의) 실질적인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경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추경 편성은 경제성장 개선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고 해석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