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설문] "경제 나빠졌다(47.7%)"라며…투표하면 "與 뽑겠다(38%)"

47.7% "경제상황 악화" 밝혔지만
내일 총선하면 38.8%가 與 선택
"대안세력 야당 신뢰 못한다" 방증


4·15총선이 3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 절반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상황이 악화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중 3명은 매우 나빠졌다고 봤다. 이마저도 친여 성향의 30~40대가 비교적 악화됐다는 답변을 덜한 결과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50%에 달했다. 이번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국민도 38.8%에 이르렀다.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국민(22.9%)보다 15.9%포인트 많은 것이다. 이는 현 경제상황을 개선할 대안세력으로서 야당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경제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상황이 악화됐다는 응답은 47.7%였다. ‘나빠진 편이다’가 19.4%, ‘매우 나빠졌다’가 28.3%로 집계됐다. 반면 ‘좋아진 편이다(17%)’와 매우 ‘좋아졌다(4.2%)’는 답변은 21.2%에 그쳤다. 악화됐다는 응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이전과 비슷하다’는 답변은 28.6%로 조사됐다. 이런 결과를 접한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체적으로 여당에 가까운 일부 3040세대가 정치논리에 사로잡혀 경제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가정주부의 체감이 어떤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30대의 ‘매우 나빠졌다’는 응답은 20.6%, 40대의 ‘나빠진 편이다’는 답변은 13.7%에 불과했다. 반면 가정주부의 ‘매우 나빠졌다’는 응답은 38.6%나 됐다.

민심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살기 힘들어졌다고 느끼면서도 대통령과 여당에 높은 지지를 보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매우 잘하고 있다’ 20.5%, ‘잘하고 있는 편이다’ 29.5%, ‘잘못하고 있는 편이다’ 19.5%, ‘매우 잘못하고 있다’ 26.4%로 나타났다.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지역구 의원을 선택할 때 어느 정당 또는 단체의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을 꼽은 답변이 38.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통합당(22.9%), 정의당(3.8%), 국민의당(1.7%), 자유공화당(1.6%), 민중당(0.2%), 민생당(0.1%)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엠브레인 측은 “야당이 선거에서 이긴다고 해서 경제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 것 같다”며 “여권의 대안세력으로 야권이 믿음을 주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의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경 펠로인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국민 사이에서는 통합당이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 외에 무엇을 한 것이 있냐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구적 모습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국민이 통합당에 신뢰를 주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옥중 메시지를 통해 정치활동을 사실상 재개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공감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8.2%로 월등히 많았다. 차기 대선 후보로는 코로나19 확산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신천지에 대해 강경 대응한 이재명 경기도지사(13.4%)와 대구에서 의료봉사활동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7%)가 급부상했다. 특히 이 지사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12.0%)를 제치고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26.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검찰개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각각 1.3%, 5.5%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1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셀 가중)으로 2020년 3월 5~6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응답률 26.1%)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전화 면접조사(100%)로 실시됐다. 피조사자 선정방법은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엠브레인퍼블릭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임지훈·구경우·하정연·김인엽기자 jhli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