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엠브레인퍼블릭·서울경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고 느끼는 비율이 47.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상황이 개선됐다고 보는 평가(21.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를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고 평가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부정 평가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종별로는 자영업자·가정주부의 민심이 가장 싸늘했고 중도층의 경우 50%가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서울경제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 오차범위 ±3.1% 포인트)에 따르면 국민 절반가량인 47.7%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우선 직종별로 살펴보면 가정주부, 무직자, 그리고 자영업자 순으로 경제 상황이 매우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가계 살림을 책임지는 가정주부의 경우 무려 59.9%가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개선됐다고 평가한 비율(14.2%)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매우 좋아졌다고 평가한 비율은 고작 1.8%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정주부가 소비의 주체인데, 생활 비용이 높아지다 보니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지표 물가만 봤을 때 물가상승률이 낮아 보이지만 체감 물가와의 괴리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의 54.2%도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지속적인 경기 부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가시기도 전에 코로나19 사태라는 직격탄까지 맞으며 민심이 매우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4·4분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부진이 이어지며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 비율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 도민 68.5%가 경제 상황이 이전보다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이 외에 부산·울산·경남(55.9%), 대전·세종·충청(51.7%), 서울(47.9%), 경기·인천(47.6%), 강원·제주(46.3%) 순으로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광주·전라 지역은 예외적으로 46.7%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상황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매우 좋아졌다고 평가한 응답률은 무려 39.7%였고 불과 1.9%만 경제 상황이 매우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이념 성향별로 보면 보수층의 77%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중도층의 경우 정확히 절반(50%)이 문재인 정부 이후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진보층의 경우 41%가 이전과 비슷한 경제 상황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전 연령대에서 경제 상황이 이전보다 악화했다고 답했다. 특히 50대에서는 49.8%, 60대 이상에서 63.2%가 압도적 비율로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이 밖에는 30대(41.1%), 18~19세(39.2%), 40대(37.6%) 순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강인수 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3040 세대의 경우 직장인이 상대적으로 많기에 직장 안정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지만 5060 세대는 자영업자나 은퇴자가 많기에 부정적인 부분을 더 많이 체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이번 조사는 1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셀 가중)으로 2020년 3월 5~6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응답률 26.1%)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전화 면접조사(100%)로 실시됐다. 피조사자 선정방법은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엠브레인퍼블릭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