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며 방사포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은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여러 종류의 단거리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 2일 발사체(방사포)를 발사한지 일주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9일 “오전 7시 36분께 북한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다종의 단거리 발사체를 포착했다”며 “발사체 중 3발은 최대 비행거리 200㎞, 고도 약 50㎞로 탐지돼 한미 정보 당국이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와 300㎜ 신형 방사포, 240㎜ 방사포 등을 함께 발사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자세히 분석 중이다.
발사체 중 200㎞를 날아간 것으로 탐지된 3발에 대해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을 하고 있다.
이 발사체 3발 중 첫발과 두 번째 발의 발사 간격은 20초, 두 번째와 세 번째 발 발사 간격은 1분이 넘었다. 군은 이 3발을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CNN은 발사체가 4발이라고 보도해 3발 이상일 가능성도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일 낮 12시 37분께 원산 인근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했다. 2발은 35㎞의 저고도로 240㎞를 비행했고 연발 사격 시간은 20초로 분석됐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 발사는 초대형 방사포 2발을 쏜 지 일주일 만이며 올해 들어 두 번째다.
특히 북한의 발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는 남쪽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달한 지 닷새만이다.
이번 북한의 발사체 발사 직후 청와대는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 긴급 화상회의를 가졌다”며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의도를 분석하고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날 발사가 동계훈련으로 시행 중인 합동타격훈련 일환으로 평가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발사는 2월 28일과 이달 2일에 이은 동계훈련 일환으로 다종의 방사포가 포함된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합참은 김 위원장이 발사 과정을 참관했을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합참은 “북한의 이러한 행동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 ‘9·19 군사합의’의 기본정신에 배치되는 것으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북한의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에서 대북정책 전환과 존재감 및 주도권 확보, 김 위원장 리더십과 상황관리 과시 등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내부 결속력 차원에서 발사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군은 관측했다. 군사적으로는 초대형 방사포 등의 정확도 등 성능 개량 의도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발사가 영국·프랑스·독일·벨기에·에스토니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유럽지역 5개국이 지난 5일(현지시간)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대해 안보리 결의에 위반된다는 규탄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 성명에 대해 7일 담화를 통해 “미국의 사촉을 받은 이러한 나라들의 무분별한 처사는 우리의 중대한 또 다른 반응을 유발시킬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지난 3일 청와대가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북한의 합동타격훈련에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해 담화를 발표해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이며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북한의 발사체가 동해에 떨어진 것에 대해 지나는 선박에 주의를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쏜 발사체가 자국이 설정한 배타적경제수역(EEZ)에는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