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거주 사실을 숨기고 서울백병원에 입원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확진자가 논란인 가운데 해당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환자 보호자의 증언이 인터넷상에 올라와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서울백병원 폐쇄 관련 기사에 자신을 ”확진자 바로 옆 침대 환자 보호자“라고 소개하는 한 네티즌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서 그는 “이 일이 알려진 건 저희 어머니께서 (코로나19) 확진 할머니가 (병실에) 들어오자마자 계속해서 기침과 가래가 심해서 입원한 당일부터 컴플레인을 했다”며 “병원 관계자는 처음엔 듣는 척도 안 하다 다음 날 오전부터 또 컴플레인 하자 그때 검사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확정적이었던 것은 딸과의 전화 대화에서 ‘너도 가슴이 아프잖아. 어디 나가지 말고 귤 까서 먹고 있어’(라고 하더라)”며 “할머니는 이미 본인 및 딸도 확진됐음을 알고 있었던 거다. 너무나도 화가 난다. 이게 살인이랑 뭐가 다른가. 저희 어머니는 현재 기저질환이 있으시고 격리병동에 있다. 병원의 대처 또한 열받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78세 여성인 해당 환자는 지난 3일 소화기 불량 등으로 서울백병원에 입원했다. 이 환자는 대구에 머물다가 지난달 29일 서울에 있는 딸의 집에 올라와 3일 다른 병원에 진료를 예약했지만 대구에서 왔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 당한 뒤 대구에서 왔다는 걸 말하지 않고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를 방문했다.

이후 6일 동안 서울백병원에 입원한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 측은 확진자와 같은 층을 비롯해 2개 층을 즉시 폐쇄하고 여기에 있던 환자 70여명과 환자와 접촉한 의사, 간호사, 이송요원, 청소부 등에 대한 확진 검사에 들어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서울백병원은 이 환자가 입원한 뒤에도 대구 방문 사실을 계속 확인했으나 환자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는 확진 판정 뒤에야 실제 거주지는 대구이고 평소 다니는 교회의 부목사 확진 사실을 의료진에게 털어놨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