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공천 신청했다 철회한 박형준

보수통합 진정성 훼손 지적 일자
"사려 깊지 못해 혼란 끼쳐" 사과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 ‘2020 국민 앞에 하나’에서 당의 핵심 가치와 혁신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이 9일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공천 신청을 신청했다가 급작스럽게 철회했다. 범중도보수세력 통합을 이끈 박 전 위원장이 비례대표 의석을 대가로 원했다는 논란과 비판에 신청한 공천을 거둬들인 것이다. 박 위원장은 “사려 깊지 못했음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고심 끝에 공천 신청을 했다”고 입장문을 냈다. 그는 “그동안 범중도보수통합이라는 대의하에 미래통합당을 만드는 데 노력을 다했다. 물리적 통합은 성사되었지만, 화학적 통합을 위한 과제는 여전하다”며 “통합 이후 필요한 바느질과 풀칠을 제대로 하고 통합 과정에서 합의한 여러 혁신 과제들을 제대로 이행하는 데 미력이나마 제 역할과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대안적 수권세력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아울러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만드는 상황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미래한국당이 범중도보수의 표를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의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알려지자 범중도보수 진영에서 보수통합의 순수성과 진정성이 훼손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몇 시간 후에 “혼란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미래한국당 공천 신청을 철회한다”고 다시 입장문을 냈다. 그는 “고심 끝에 결정하고 신청했지만 총선 불출마 약속에 대한 일부 문제 제기가 있어 혹시라도 이것이 정권 심판의 대의에 누가 되고 통합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형국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통합의 의미에 조금이라도 누가 된다면 언제든지 제 개인적인 열망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다시 한번 사려 깊지 못했음에 대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공천신청 마감일인 이날까지 미래한국당에는 5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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