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부산 부산진구 쓰리제이에듀학원 /연합뉴스
“3주간 원비(학원비 수입)가 0원입니다. 더는 못 쉬겠어요. 저희는 오늘부터 수업 재개합니다.”
지난주 사회관계장관회의 결정에 따라 정부가 9일부터 학원 휴원 여부에 대한 집중 합동점검에 나섰지만 상당수 학원들이 영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형 입시학원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대형 학원들은 이번주 휴원을 결정했지만 영세 학원들은 임대료와 직원 월급 부담을 견디다 못해 학원 문을 열고 있다.
지난 6일 부산시교육청과 동래구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휴원 중인 한 미술학원에 방역팀을 보내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가 이날 서울 강남·목동 등 학원가에 문의한 결과 상당수 학원들이 이날 학원 영업에 나섰다. 대치역 인근의 J학원 원장은 “오늘부터 정상 수업을 한다”고 말했고 목동에 있는 S 수학학원 역시 이번주 정상 수업을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라 정부가 전국 유치원 및 초·중등학교 개학일이 3주 연기됐지만 학원 절반이 영업을 계속 하면서 집단 감염 우려게 제기됐다. 이에 정부가 학원에 휴원을 권고했지만 지난달 28일 휴원율이 58.3%에 그쳤다. 이달 2일에는 휴원율이 36.3%로 급감했다. 휴원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학원 집단 감염 우려가 확산되자 정부는 지난 6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교육부·교육청·국세청·경찰청이 참여하는 합동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가 강력한 합동 점검을 예고하자 재수생들이 주로 다니는 대형 학원들은 지난 주말 휴원을 결정했다. 종로학원, 대성학원, 메가스터디학원, 청솔학원 등 주요 대형학원은 이달 15일까지 휴원한다고 공지했다. 2주 동안 휴원한 데이어 1주를 추가로 휴원하는 곳도 있고 지난주 영업을 재개했다가 다시 휴원을 결정한 곳도 있다.
반면 영세 학원들은 재정난을 호소하며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 학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문을 닫으면 월세 부담이 상당하다”며 “지난주부터 자율 등원을 했고 이번주에도 운영을 계속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9일 세종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른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학원 등의 자발적 휴원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종덕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만나 학원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유 부총리는 “코로나19 진정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학원도 적극적으로 휴원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학원총연합회는 “휴원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휴원으로 인한 영업 손실과 그에 따른 어려움이 많다”며 학원 지원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학원총연합회는 임차료·강사료 지원, 소독제·체온계 등 방역 물품 지원, 대출 시 우대 방안 등을 요청했다. 또 학원 측은 이번 주에 진행되는 학원 합동점검의 초점이 방역을 철저히 하는지에 맞춰져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양측은 다음 주까지 학원 문을 닫을지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학원총연합회 측은 “이번 주까지는 적극적으로 휴원에 동참하겠지만, 다음 주에는 지역별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휴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유 부총리는 “다음 주에 학원이 탄력적으로 운영돼도 괜찮은지는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 상황 변화,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 당국 판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