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사진) 대한항공(003490) 사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셧다운’ 위기에 처했다며 고강도 추가 자구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9일 사내 게시판에 “전세계 절반 이사의 나라들이 한국 출발 승객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며 “회사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도 공급을 약 18% 정도만 감축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심각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둘째 주 기준 여객 노선 124개 중 89개 노선을 운휴하고 남은 노선들도 대폭적인 감편 운항을 결정했다. 이는 국제선 여객 노선 기준으로 주간 운항 횟수(총 920회) 중 80% 이상의 운항을 중단한 것이다.
우 사장은 “공급 감축에 따라 회사의 수익도 하락하고 있다”며 “더 심각한 것은 언제든지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과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할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기준으로 보더라도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가 운항하지 못하고 주기된 상태고, 2만1,000여명의 임직원이 재직하고 있지만 필요한 업무량은 그에 크게 못 미친다”며 “현재까지 회사의 자구노력과 자발적인 휴가 소진 등으로 위기상황에 대처했으나 상황이 더 장기화하면 회사의 생존을 담보 받기도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대한항공이 부진한 노선에 대한 공급 축소, 투자 집행 시기의 연기, 운영비용 감축 등 회사 차원의 자구 노력에 집중함과 동시에 직원들의 자발적인 희망 휴직과 연차휴가 소진 등을 권유해 왔지만 앞으로 이보다 더 강화된 추가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대한항공 역시 다른 항공사의 자구책에 상응하는 추가 대책 마련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 사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회사의 기본입장은 현재 상황이 회사나 구성원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임직원의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면서도 “회사의 생존을 위해 부득이 임직원의 협조를 구하게 될 경우에도 개인의 희생은 최소화하고자 하는 기본 원칙은 철저히 지킬 예정이며 전임원이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