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E렇게만 따라하면 '요알못' 당신도 셰프

■이마트 '쇼핑정보 강화매장'으로 진화
수입 소스 진열장 옆 설명·활용법…매출 45% 늘어
마라탕·동파육 레시피부터 과일코너엔 당도 표기
단순 상품판매서 생활정보 전달 플랫폼으로 변신

이마트 성수점 소스코너에서 고객이 관련 레시피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제공=이마트

상품만 팔던 대형마트가 고객에게 알짜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정보 강화형 매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급속히 넘어가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이 생활 정보 전달 플랫폼으로 탈바꿈하며 고객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고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정보를 고객에게 제안하며 쇼핑에 대한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평소 집에서 엄두도 못 내던 요리를 전문 셰프처럼 간단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정보는 물론 식재료의 특성과 보관·이용 방법들을 마트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집밥을 먹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새로운 메뉴에 대한 고민이 많다. 소비자의 가려운 점을 이마트가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살려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의 이러한 실험은 지난해 12월 서울 성수점 ‘소스 코너’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요리의 기반이 되는 소스는 새로운 트렌드가 가장 빨리 생겨나는 분야다. 특히 수입 소스류가 많아 상품에 대한 설명과 안내, 활용법에 대한 고객 수요가 가장 큰 분야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이마트는 과거 수입 소스를 국가별로만 구분 진열하던 방식에서, 완성된 요리를 기준으로 한 상품 진열 방식으로 전환했다. 또 상품 찾고 정보를 얻기에 적절한 시각적 장치들을 보완했다.

중화소스나 동남아 소스처럼 독립적이고 국가별 특색이 강한 소스류는 별도의 구역을 마련한 것은 물론, 파스타류를 모은 ‘파스타 존’과 샐러드 드레싱류를 모은 ‘드레싱존’ 등을 신설해 요리를 중심에 둔 일종의 요리 솔루션 존으로 구성했다.

여기에 각 구역마다 멀리서도 고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상품 진열 공간을 일부 축소하고 각 구역 별 대표 상품에 대한 간결하고 직관적인 설명을 담은 사인물(ISP)을 신규로 설치했다. 이러한 사인물에는 코너마다 어울리는 전문 요리 레시피가 담겨 고객들의 쇼핑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이마트 비밀연구소’ 소속의 전문 셰프들과 바이어들은 각종 미디어와 유튜브 등을 통해 화제성 높은 요리를 대표 메뉴로 선정해 누구나 가정에서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만들었다. 마트 이용 주요 고객들인 40~50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요리 트렌드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마트 성수점 수산코너에 비치된 모니터에서 갈치 손질하는 방법 및 갈치 조림 만드는 법이 나오고 있다./사진제공=이마트

현재 이마트가 올해 처음으로 제안한 레시피는 중화요리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마라탕’과 ‘동파육’을 비롯해 가정식으로 제안할 만한 ‘나베’ 등와 생소한 이름의 ‘니스와즈 샐러드’ 등 총 6가지다.

이마트의 이러한 시도는 실제로 좋은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다. 성수점 내 소스코너를 새롭게 바꾼 이후 올해 2월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소스류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 증가했다. 또 레시피를 소개한 마라탕 관련 소스의 올해 매출은 소스코너에 변화를 주기 전인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달 간 매출보다 45% 증가하며 고객들의 큰 호응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성수점의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각 지역별 대표 점포를 중심으로 앞으로 20여 개까지 적용 점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성수점 과일 매장에서 고객이 바나나를 구매하며 바나나 식초 만드는 법 레시피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제공=이마트

가공 식품 외에도 신선식품 코너에서도 가격과 원산지 등의 필수정보 외에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 정보를 안내용 사인물과 동영상에 담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과일 코너에서는 그날그날 판매되는 주요 제철 과일의 당도를 표기하거나 생소한 과일이나 채소 등 식재료는 손질법이나 보관법을 설명하는 안내용 사인물을 도입했다.

이마트 성수점 과일 매장에서 직원이 딸기 당도를 재고 있다./사진제공=이마트

또 상품 진열 공간에 스크린을 함께 설치해 식재료를 활용한 레시피 영상이나 손질법과 세척법 또는 산지에서 직접 상품을 수확하고 포장하는 유통과정을 설명하는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방송하며 고객들의 쇼핑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쇼핑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마트는 앞으로도 고객 관점에서 다채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와 스토리를 기반으로 대 고객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