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의 차량들이 한 맥도날드 매장 앞에 줄을 지어 서있다. /사진제공=한국맥도날드
‘빵은 배달로, 햄버거는 드라이브스루. 커피는 모바일 앱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나마 오프라인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빵, 햄버거까지 언택트(비대면) 소비로 돌아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언택트 소비는 편리함에 방점을 둔 ‘귀차니즘’ 개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가급적 대면을 꺼리는 분위기와 함께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언택트를 고민하는 것은 기업도 마찬가지.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한 대면 판매의 대명사 격인 한국야쿠르트도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케이크 배송해주세요”=9일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뚜레쥬르에 따르면 올해 2월 배달 서비스 매출이 전월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배달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코로나19로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이는데다 개학 연기와 재택근무도 빵 배달을 끌어올리고 있다.
뚜레쥬르 측은 “코로나19 사태 후 고객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식사용 빵과 간식용 디저트 등 제품군의 매출이 고르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케이크는 당초 배달 서비스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고객 요청이 이어지자 최근 배달을 시작했다. 생크림 케이크는 일반 빵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인기다.
뚜레쥬르는 지난해 9월 배달 앱 요기요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배달의 민족에도 순차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매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주문, 결제, 수령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햄버거도 접점 최소화=한국맥도날드는 드라이브스루 플랫폼인 ‘맥드라이브’의 최근 3주간 매출이 이전보다 20% 증가했다. 배달 서비스인 ‘맥딜리버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소폭 늘었다. 맥드라이브와 맥딜리버리 모두 1인당 평균 구매액이 크게 느는 등 서비스의 이용 빈도와 이용액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라는 장점 때문에 맥드라이브에서 대량 주문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커피 전문점 드롭탑은 최근 ‘드롭탑 모바일 앱’을 내놓고 주문 서비스를 추가하는 한편 회원 혜택도 강화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이전에 주문한 메뉴를 터치 한 번으로 오더할 수 있는 초간편 주문 서비스인 ‘원터치 오더’ 기능을 탑재했다.
◇야쿠르트도 B2B=기업들이 언택트에 방점을 두면서 기업대소비자거래(B2C)가 아닌 B2B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매일 골목 어귀에서 ‘프레쉬 매니저’를 통해 고객을 만나는 한국야쿠르트도 최초로 B2B 카드를 들고 나왔다.
한국야쿠르트는 자체 개발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원료로 B2B 시장에 진출한다. 1만여 프레쉬 매니저로 고객 직거래 중심인 한국야쿠르트가 B2B 서비스를 들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한국야쿠르트의 B2B 사업 확대의 시금석이 될 것이란 평가다.
자체개발한 균주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원료로 인증받은 락토바실루스 복합물이다. 2002년 연구를 시작해 17년간 개발비 30억원을 투입해 만들어냈다. 한국야쿠르트는 다이어트 보조 식품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이 복합물을 공급한다. 원료 공급뿐만 아니라 자체 신제품 개발에도 나선다.
한국야쿠르트는 락토바실루스 복합물을 시작으로 신사업인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본격적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를 약 1,000억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