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묵 뮤직플랫 대표
“인공지능(AI)이 동영상 콘텐츠에 들어맞는 배경음악(BGM)을 추천합니다. 조만간 일본 최대 MCN(온라인 창작자를 위한 기획사)의 유튜버를 겨냥해 배경음악을 공급하고 영어권 국가로도 진출하려고 합니다.”
국내 최대 배경음악 서비스사인 뮤직플랫의 성하묵(52·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동영상 데이터를 세세히 분석해 AI로 몇 초 만에 배경음악을 매칭하는 서비스는 세계 최초”라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적으로 방탄소년단 등 K팝 열풍이 지속되는 것에 힘입어 배경음악에서도 한류를 일으키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일본 메이지대 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금강기획·SBS콘텐츠허브·DSP미디어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몸담은 성 대표는 음악에 AI와 빅데이터를 접목하는 BGM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1인 미디어가 급성장하는 것을 보고 4년 전 창업에 도전했다”며 “동영상 장면에 어울리는 배경음악과 효과음을 판매하는 플랫폼(셀바이뮤직)을 내놓으면 통할 것으로 봤다”고 술회했다. 다양한 배경음악의 저작권을 확보해 유튜브·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와 1인 방송 시장의 활성화에 올라탄 것이다. 그는 “배경음악 없이 동영상을 만들자니 심심하고 그냥 갖다 넣자니 저작권 위반을 고민하게 된다”며 “개인은 물론 회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병원 등에서 영상 효과를 올리기 위해 정기구독을 한다”고 했다. 다양한 이미지의 이모티콘도 무료로 제공한다.
무엇보다 콘텐츠에 맞춰 AI로 배경음악을 자동으로 선곡해주는 게 최대 장점이다. 그는 “영상 파일을 업로드하면 AI가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몇 초 만에 곡을 매칭한다”며 “강아지가 웃고 있으면 행복한 곡을 추천하는 식으로 사람 표정이나 사물·장면 등에 맞춰 데이터를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곡 매칭하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성 대표는 영상 분석에 기반한 음악매칭 기술 특허를 출원했는데 이용자가 늘어나면 데이터가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의 AI 소스가 개방돼 있어 음악 프로듀서나 컴퓨터 전공자가 협업해 매칭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배경음악이 탄력적으로 따라붙어 ‘찰떡 AI’라고 별명을 붙였다”며 활짝 웃었다.
벤처 인증을 받은 뮤직플랫은 무명 작사가·작곡가·가수 등의 창작곡 제작도 적극 끌어내며 현재 1만곡 이상의 배경음악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 최대 MCN인 윰(UUUM) 소속 크리에이터부터 단계적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일본어 사이트도 개설했다. 영어 사이트도 선보이며 상반기 중 영어권 유튜버에게도 본격적으로 다가갈 방침이다. 그는 “트와이스가 일본 오리콘차트 1위도 했는데 일본에서도 K팝이 인기”라며 “AI로 한국 배경음악까지 추천하게 되면 시너지가 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성 대표는 “셔터스톡·게티이미지코리아 등이 일반 사진은 무료로 제공하나 전문 사진이나 동영상은 유료화했다”며 “뮤직플랫도 무료 이모티콘, 유료 음원 판매를 거쳐 더 많은 저작권 확보와 음원 제작을 통해 다양한 부가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출을 주저하면서 오히려 배경음악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