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국내외 스포츠계를 멈춰 세웠다. 골퍼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손꼽아 기다려온 봄 시즌이 지척으로 다가왔지만 외부 활동에 대한 염려로 필드나 연습장에 가기를 망설이는 동호인들이 많다. 서울경제는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독자들을 위해 골프 홈트레이닝 코너를 연재한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짬을 내 특별한 도구 없이 간단한 동작을 가볍게 따라 하다 보면 근력과 유연성은 물론 골프와의 친밀감까지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근력 운동이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정설로 받아들여지던 때가 있었다. 정확성이 생명인 골프와 강한 근육은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현대 골프에서는 근력이 경기력의 원동력이라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거의 없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는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는 근력 강화로 크지 않은 체격을 극복한 대표적인 선수다. 30세가 될 무렵부터 더욱 웨이트트레이닝에 힘을 실은 그는 이후 완벽한 몸으로 장타 부문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일부 사람들이 매킬로이의 운동 중독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매킬로이 자신은 “내 스윙과 골프 실력을 10년 이상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반박하며 “근력 운동 덕분에 비거리가 늘었다. 분명 장타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샷 거리 향상에 근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설명이 필요 없다. 최근 아마추어 골퍼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묻는 질문에 근력 운동이 1위를 차지했고 그 가운데도 하체 운동을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하체 강화를 위해 주로 하는 운동은 스쿼트(squat·무거운 물건을 들고 일어서는 파워 리프팅 운동의 일종), 등산, 자전거, 걷기 등이다. 프로골프 선수들도 하체 단련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여자골프 세계 1위에 올랐던 신지애가 계단 오르기로 하체를 단련했다는 것이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러닝을 거르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요즘 선수들은 골프를 위한 특화된 하체 운동을 한다. 등산·걷기·자전거 같은 운동은 하체 단련과 전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골프를 위한 근육을 만들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스윙의 토대가 되는 하체의 근육은 앞뒤와 좌우로 작동한다. 그러나 스쿼트나 걷기 등의 운동은 주로 하체의 앞뒤 근육만 사용한다.
스윙에서 몸의 밸런스 유지와 좌우 체중 이동 등에 적합한 하체를 가지려면 허벅지와 골반의 내외 측 근육을 추가로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스윙을 하는 동안 근육에는 길이의 변화가 일어나고 이때 근육 간 상호작용이 이뤄지므로 하체 근육의 전후는 물론 좌우 측까지 강화해야 동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게 된다.
스윙에 사용되는 하체의 근육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강화되도록 해주는 동작은 다음과 같다. 우선 편안하게 모로 누운 뒤 베개나 손을 이용해 머리가 바닥에 닿지 않게 한다. 이 상태에서 숨을 내쉬면서 오른쪽 다리를 위로 올린다. 숨을 들이쉬면서 5초간 유지하고 숨을 내쉬면서 다시 다리를 내린다. 천천히 내리고 올리기를 한쪽 다리 당 20회씩 하루 3세트 해준다.
두 번째 동작은 그리 쉽지 않다. 역시 모로 누워 골반은 땅에 붙인 채 양쪽 다리를 동시에 위로 든다. 높이 올리기보다는 몸이 앞뒤로 넘어가지 않고 위에서 봤을 때 상체와 하체가 일직선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반대로 돌아누워 가면서 10회씩 하루 3세트 반복한다.
이 두 동작은 복부와 골반 근육도 함께 강화해 하체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는 스웨이를 방지해주고 다운스윙과 임팩트 때 몸 왼쪽 벽을 형성시켜 샷 거리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도움말=송태식 웰정형외과 원장(전문의·티칭프로골퍼), 모델=최재희(프로골퍼·YG스포츠), 정리=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