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마스크를 쓴 한 경찰이 검문을 서고 있다./하노이=EPA연합뉴스
베트남에서도 이탈리아를 다녀온 한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베트남 사회에 코로나19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를 포함해 유럽을 여행하고 베트남에 귀국한 지 4일만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현지 여성 N씨가 공항에서 이탈리아 방문 사실을 숨겨 검역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N 씨와 접촉한 사람 가운데 1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시 질병통제센터 측은 “N씨가 지난 2일 새벽 하노이 노이바이공항에 도착한 뒤 검역 신고를 불성실하게 했다”면서 “당시 N씨가 영국에서 왔을 뿐 다른 나라는 방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권 검사에서도 이탈리아 방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만약 이탈리아를 방문한 사실을 알았다면 곧바로 격리를 요청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N씨는 지난달 15일 영국 런던으로 갔다가 이탈리아 밀라노와 프랑스 파리를 여행한 뒤 지난 1일 런던발 베트남항공 여객기 비즈니스석을 타고 2일 새벽 하노이공항에 도착했다. 베트남 당국은 지난달 29일 중국, 한국에 이어 이탈리아도 이란과 함께 코로나19 확산 국가로 분류해 검역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호텔 매니저로 알려진 N 씨는 이탈리아 방문 사실을 숨기고 방역망을 뚫어 공항을 빠져나온 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를 타고 하노이 자택으로 갔다. 이 때문에 N 씨는 지난 6일, 집에 있던 친척 1명과 운전기사는 7일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8일 N 씨와 같은 비행기를 탄 베트남인 1명과 외국인 9명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사람들은 하노이는 물론 유명 관광지가 있는 베트남 북부와 중부 지역 4곳에서 소재가 파악됐고, 접촉자가 광범위해 추가 확진자 발생이 우려된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9일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 회의에서 의도적으로 코로나19 증상을 숨기는 사람을 엄중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