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20대 남성이 최근 이탈리아 등 해외를 다녀온 뒤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틀 전에도 서울 은평구에서 프랑스와 스페인을 여행한 30대 남성 확진자가 나오는 등 세계 전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역유입 우려가 커지자 방역당국이 적극 대응에 나섰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당분간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이어질 것”이라며 “지역사회 내에서의 확산도 차단하고 추가적인 해외 유입 가능성도 열어놓고 여러 방역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 외 지역 감염 사례는 4~5건 정도로 파악 중”이라며 “여행 중에 감염됐는지 국내에서 전파됐는지는 더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특히 이탈리아와 이란·일본·미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이란은 ‘코로나19’ 감염 역학관계를 따질 새도 없이 지역사회에 대규모 확산이 진행됐으며 하루에도 1,000명 이상씩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이탈리아에서 오는 입국자는 하루 50여명 수준이고 이란은 현재 입국자가 없다.
일본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환자 발견이 미흡해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큰 가운데 홋카이도·도쿄도 등에서 집단발생이 지속해 신규 환자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역시 9개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초기 환자 발견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는 우선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에 적용 중인 특별검역 대상 확대를 검토 중이다. 현재 이들 국가는 일대일 발열검사와 상태질문서 수령, 건강상태에 대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 설치 등을 시행 중이다. 정부는 특별검역 인력 충원과 앱의 사용 언어를 현재 영어와 중국어·일본어에서 더 늘리는 방안을 고려해 대상 국가를 추가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가 이탈리아 등 4개국의 확산 상황을 사례로 꼽은 만큼 이들 지역에 대한 확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후베이성 여권소지자와 최근 14일간 이 지역 체류 외국인에 적용 중인 입국제한 확대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 정부는 실제 위험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입국제한을 추가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본부장은 “발생국이 증가한다면 1~2개국만을 대상으로 일대일 검역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입국 당시에 정확한 검사나 보건교육·상담을 실시하고 유증상자를 중심으로 한 검역과 의료지원 체계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