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도심의 두오모(대성당) 앞 광장이 인적이 끊긴 채 텅 비어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자 이날 밀라노를 비롯한 북부 롬바르디아주 전역 등 11개 지역을 추가로 ‘레드존’으로 지정, 봉쇄령을 내린데 이어 9일에는 이탈리아 전역에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밀라노=AP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길처럼 번지면서 이탈리아 정부가 전역에 이동제한령을 내리는 ‘초강수’를 뒀다.
9일 이탈리아 정부는 전날 롬바르디아주 전역과 에밀리아-로마냐·베네토·피에몬테·마르케 등 북부 4개 주 14개 지역을 신규 ‘레드존’으로 지정한데 이어 10일부로 전국 모든 지역에 이동제한령을 발효한다고 밝혔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9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모든 국민은 집에 머물러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6,000만명의 이탈리아 국민은 업무·건강 등의 이유를 제외하곤 거주지역에서도 어느 곳으로도 이동할 수 없다. 이 조처는 내달 3일까지 효력을 발휘한다.
전국이 모든 문화·공공시설도 폐쇄된다. 음식점 등은 영업을 허용하되 고객 간 최소 1m 이상의 안전거리를 지켜야 한다. 이번 조처에 따라 오는 15일까지인 전국 휴교령도 자연스럽게 내달 3일까지로 연장됐다.
콘테 총리는 아울러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경기를 중단시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세리에A는 무관중으로 리그가 지속됐는데 이마저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9일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 전국 누적 확진자 수가 9,17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대비 1,797명(24.3%) 증가한 것이다. 전날 기록한 하루 최대 증가폭(1,492명)을 경신했다. 사흘 연속 1,000명대 증가세다. 전 세계적으로는 중국(8만904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누적 사망자 역시 중국(3,123명)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5.04%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 평균 3.4%보다 크게 높은 편이다.
누적 확진자의 주별 분포를 보면 바이러스 확산 거점인 롬바르디아 5,469명, 에밀리아-로마냐 1,386명, 베네토 744명 등 7,599명으로 전체 82.8%를 차지한다. 이외에 피에몬테 350명, 마르케 323명, 토스카나 208명, 캄파니아 120명, 리구리아 109명, 라치오 102명,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93명, 시칠리아 54명, 풀리아 50명, 움브리아 28명 등이다.
이탈리아에선 지난달 21일 첫 지역 감염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이후 하루 평균 확진자는 539명, 사망자는 27명씩 불어나고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