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오후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본인을 4·15총선 공천에서 탈락시킨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해 “희생과 헌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연이틀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를 향해서는 “내가 갈 정치적 방향은 황 대표의 결단에 달렸다”고 압박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난번 김 위원장이 밀양으로 험지 출마 강요를 위해 만나러 왔을 때 나는 2004년 (당이) 김 위원장을 컷오프 시키자 내가 막고 경선시켜 살아난 일이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한 일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그걸 갚아야 할 차례라고 말하니 김 위원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려고 했다고 말하면서 그때 일을 회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이 사감 또는 자기 지인 공천을 위해 곳곳에 무리한 컷오프를 자행하는 막천을 해놓고 희생과 헌신을 운운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라며 “텃밭에서 5선을 하고 국회의장까지 하면서 당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 지난 탄핵 때 박근혜 하야를 외치면서 탈당하고 촛불 정신을 찬양하는 태도가 김 위원장이 말하는 희생과 헌신인가. 그 입으로 희생과 헌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전날 경남 양산에서 공천 탈락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양산을로 가서 여권 유력 후보인 김두관 의원과 싸우려면 경선을 권유했다고 했다. 그런데 나동연 전 양산시장을 앞세워 본인을 공천에서 탈락시켜 소위 ‘뒤통수’를 쳤다는 것이 홍 전 대표의 주장이다.
홍 전 대표는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어 바로 탈당할 수 없으니 이번 주까지 황 대표가 나서 이를 바로 잡으라고 요구했다. 통합당 당헌 75조에는 최고위원회는 공관위가 추천한 인사에 대해 재의결 권한을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재의 요구에도 공관위가 재적 3분의 2 이상으로 찬성해 추천안을 재의결하면 최고위는 결정에 따라야 한다.
이날도 홍 전 대표는 황 대표에게 결단을 요구했다. 그는 “이번 목요일 오전 최고위원회까지 지켜보겠다. 황 대표가 과연 큰 도량의 대장부인지 여부를 지켜보겠다”면서 “내가 갈 정치적 방향은 황 대표의 결단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