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3,000억 원을 투자해 서울 강남 영동대로 지하에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도시를 조성하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조감도)’이 복병을 만났다. 설계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사업비가 기존 대비 30% 가량 대폭 늘어 사업 타당성 재조사 대상이 된 것이다. 통상적인 타당성 재조사 기간을 고려하면 빨라야 오는 10월에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이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LIMAC)’의 사업 타당성 재조사를 받게 돼 지난 4일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가 10월께에 조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중투심)에서 사업을 심의하는 기간까지 더하면 12월에나 절차가 최종 종료된다. 서울시는 행안부와 협의를 통해 중투심이 끝나기 전인 10월에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 예정 착공은 원래 2019년 5월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LIMAC의 사업 타당성 조사는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500억 원 이상 규모의 사업이 대상이다. 당초 승인 받은 것보다 공사비가 약 28% 이상 늘어나면서 재조사 대상이 된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은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진행했는데, 당선작 설계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공사비가 크게 늘어난 것. 또 두 개 층으로 나뉘어있던 철도 시설을 한 개 층으로 합하면서 지하공간 폭이 넓어진 것도 공사비 증액에 영향을 미쳤다. 늘어난 공사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존 금액의 3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사업비 가운데 약 4,500억 원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공공기여금으로 충당된다. 늘어난 사업비도 GBC 공공기여금 내에서 해결할 예정이다. 대신 공공기여금으로 진행하려 했던 영동대로 주변 도로 개선 확장 사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공공기여금으로 진행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은 지하 6층, 잠실야구장의 30배(연면적 16만㎡)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공간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C), 도시철도(위례~신사 경전철), 지하철(2·9호선) 및 버스·택시 환승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1조 3,067억 원이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