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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의 에이스손해보험의 위탁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금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협소한 공간에서 수백명 이상의 인원이 근무하며 오랜 시간 전화 통화를 하는 콜센터 업무 특성상 비말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콜센터가 코로나19 전파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분산근무 및 재택근무 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손해보험의 위탁 콜센터에서 60명 이상의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콜센터 직원 207명에 대한 역학조사와 검체 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현재로선 서울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집단감염이다.
콜센터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금융사들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최근 들어 은행·카드·보험 등 전 금융권이 비대면 영업 비중 확대에 나서면서 콜센터 업무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콜센터를 지역별로 분산해 운영 중이다. 삼성화재는 6개, 현대해상은 4개, 삼성생명은 3개 콜센터를 지역별로 나눴으며 대면회의 등을 금지하고 콜센터 내에서도 사무실 공간을 최대한 분리하는 식으로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일부 회사는 콜센터에도 재택근무 시스템을 도입했다. DB손보는 서울·안양·원주·전주 등 4곳의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1,000여명의 인력 중 350명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비상시 전원 재택근무가 가능하게끔 시스템을 개발하고 최근 파일럿 테스트까지 마쳤다. NH농협생명은 콜센터 인력의 최대 30%까지 분리근무가 가능하도록 자동응답시스템(ARS)의 업무범위를 법적 허용치까지 확대했다.
앞서 대구 콜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신한카드는 콜센터 상담 수요를 서울·광주·부산 등 이외 지역으로 분산하고 인터넷·챗봇 등을 활용한 상담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콜센터는 금융사의 자회사 형태거나 별도 하도급 계약을 맺은 전문 용역회사인 경우가 많아 실제 코로나19 대책이 현장에서도 적용되고 있는지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금융사들은 콜센터 직원들이 업무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열화상 카메라나 개인 문진 등으로 감염 여부를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고 하지만 에이스손보 위탁 콜센터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근무하지 않은 직원이 대다수였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부 보험사들은 추가 대응 방안에 나섰다. 신한생명은 지난달 말부터 콜센터 인력을 대상으로 분산근무를 시행한데 이어 추가 분산근무 도입을 검토 중이고 이날부터 고객이 모바일·인터넷 등을 활용한 비대면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하도록 안내 문자를 순차적으로 발송하기로 했다. 동양생명은 콜센터 인력 최소화 방안을 마련 중이고, 한화생명은 콜센터 운영 시간을 기존 오전8시30분~오후7시에서 오전9시~오후5시로 축소한데 이어 오는 13일을 자율 공동 연차일로 지정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주부터 콜센터 방역 횟수를 주 1회에서 2회로 늘리기로 했고 KB국민카드는 서울·대전 콜센터가 폐쇄될 경우 운영할 대체사업장 4곳을 마련했다. /서은영·빈난새기자 supia92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