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연 율촌 변호사가 지난 2010년 7월 16일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열린‘한-EU FTA 시대의 이탈리아 투자환경 및 법률 세미나’에서‘유럽을 중심으로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방안과 사례 검토’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호사 3만명 시대 도래·검경 수사권 조정 등 국내 법조시장이 변화에 직면하면서 법무법인(로펌)들이 인재 영입 등 경쟁력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 로펌이 인재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내건 주요 키워드는 전문 분야 강화다. 송무를 비롯해 금융·금융·공정거래·조세등 전문 변호사 영입에 속도를 내면서 이른바 법조시장 내 ‘스토브리그’가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김경연(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를 영입한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김 변호사의 주된 업무 영역은 공정거래, 인수·합병(M&A) 등이다. 현대상선 터미널 매각, 하이닉스반도체의 하이디스 매각,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인수 등 각종 기업결합은 물론 공정거래·규제 관련 소송을 담당했다. 김 변호사는 2001년 율촌에 어소시엣 변호사로 입사해 여성 변호사로는 처음으로 파트너 변호사가 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최근 경찰대학장을 역임한 백승호(사시 23기) 변호사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을 지낸 곽정기(사시 33기) 변호사를 영입하는 등 형사팀을 강화한 데 이어 공정거래 부문 보강에도 힘을 쏟고 있는 셈이다.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 1일 진광철(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를 비롯해 이승규(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를 영입했다. 이들은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출신으로 주력 분야는 송무다. 아울러 지난 1월 1일에는 김재웅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합류했다. 국립세무대학 1기 출신으로 33년간 기획재정부 법인세과 국세청 조사 2과장을 거친 김 전 청장 영입으로 조세관세그룹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는 게 광장 측 설명이다.
연승재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도 박재억(사시 33기)·김시목(사시 33기) 변호사가 올 1·2월 연이어 합류하면서 부동산·건설, 금융규제 부문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박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부산지방법원·부산고등법원·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근무했다. 또 프랑스 파리2대학 민법연구소에 파견돼 현지 사법제도를 연구했다. 대법원 공동재판연구관실 민사심층조에서 3년간 근무하며 민사 분야 판례 형성을 위한 심층적인 연구와 조사 보고도 담당했다. 김 변호사는 금융규제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로 법무법인 세한에서 율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금융위원회 법률자문위원으로 각종 법령 재개정 TF에 참여하고 있다. 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 심의위원, 금융정보분석원 자금세탁방지 제재심의위원, 은행연합회·금융투자자협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법무법인 화우도 금융감독원 출신 연승재(사시 38기) 변호사를 금융그룹 보험팀장으로 최근 영입했다. 연 변호사는 금융감독원에서 보험 법규를 총괄했다. 아울러 보험회사 인허가, 대주주 심사 업무, 보험대리점 및 영업 규제 업무, 재보험, 공제업무 등 보험 산업 전반의 감독 업무도 수행했다. 금감원에서 변호사 초대 법무팀장을 역임한 이명수(사시 29기) 경영담당 변호사를 비롯해이주용·정현석·제옥평·주민석 변호사 등이 포진한 화우 금융그룹에 연 변호사가 새로 합류하면서 금융분야 분쟁 조정은 물론 보험팀도 한층 강화했다고 화우 측은 설명했다. 이외에도 법무법인 지평도 최근 한재상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사시 36기)를 영입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하나의 전문 분야만을 내걸고는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법조시장 경쟁에서 생존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최근 각종 사건이 줄을 잇고 있는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공정거래·조세 등 분야와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법조 생태계 변화의 핵으로 꼽히는 송무 출신 변호사들이 주요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츰 본격화하고 있는 법조 생태계 변화가 각 로펌 사이 인재 영입 경쟁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1위 김앤장(법률사무소)을 제외한 선도권 로펌은 물론 중위권 내 사건 수임·매출 경쟁이 차츰 가열되고 있는 분위기도 한 몫하고 있다”며 “그만큼 주요 핵심 분야를 둘러싼 인재 경쟁을 더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안현덕·박준호기자 alwa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