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0.6%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식품과 생필품을 제외한 전체 소비재에 대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패션이 주력인 백화점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상품 카테고리별로는 여성패션과 잡화가 각각 52.8%, 53.2% 빠지면서 매출이 절반 이하로 내려갔고 남성스포츠는 -48.5%, 해외패션은 -12.9%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식품(-35.0%)과 생활·가전(-27.4%)도 마찬가지로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간을 코로나19 사태 초기까지 넓혀봐도 백화점 매출 감소율은 폭이 상당하다. 지난 2월1일부터 이달 8일까지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27.1%나 줄었다. 상품 분류별로는 여성패션 -37.6%, 잡화 -31.0%, 남성스포츠 -34.9%, 식품 -28.1%, 생활·가전 -9.2% 등이고 오직 해외패션만 매출이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이날 롯데면세점은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운영 중인 매장을 12일부터 임시 휴점한다고 밝혔다. 재개일은 미정이다. 롯데와 함께 김포공항 국제선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이날부터 폐점 시간을 기존 오후8시30분에서 오후5시로 줄여 단축 영업에 들어갔다. 중국과 일본 등 단거리 노선 위주인 김포공항 국제선은 특히 9일부터 적용된 한일 양국의 입국제한 조치로 이용객이 더 줄어 개점휴업 상태다. 1월 일평균 24편이었던 운항 편수는 9일부터 하루 1~2편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마트와 슈퍼는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1~2월 누계 총 매출이 2조6,13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 신장했다고 밝혔다. 매출 중 오프라인 기존점만 따로 보면 지난해보다 1.4%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식품과 생필품을 넉넉히 사려는 소비자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롯데마트도 2월19일부터 이달 7일까지 매출 감소가 -6.8%로 백화점보다 적었다. 롯데슈퍼는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에 비해 무려 27.1%나 늘었다. 이 역시 식품·생필품 비축 수요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유통업계는 코로나19로 사태가 장기화하면 백화점의 부진이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출 자제와 소비심리 냉각으로 패션에 대한 관심이 확연히 줄어들었다”면서 “백화점은 고객이 직접 보고 만져보고 입어보고 사는 곳인데 내장객 자체가 줄어드니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맹준호·박민주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