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쇼크 덮친 수출, 기저효과에도 뒷걸음

3월 하루 평균 17.8억달러 2.5%↓
두달 연속 마이너스 흐름 이어가
"감염병 여파 2분기까지 이어질땐
올수출 3% 성장 사실상 물건너가"


3월 들어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수출이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독한 수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가 맹위를 떨쳐 수출이 또 뒷걸음질 친 것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현실화하면서 수출 전선에 드리운 그림자는 한층 짙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33억3,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9억4,000만달러)보다 21.9% 늘었다. 하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은 18억2,000만달러에서 17억8,000만달러로 2.5% 감소했다. 지난해 3월과 올해 같은 기간 조업일수는 각각 6일과 7.5일이었다.


지난해 3월 1~10일 일 평균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6% 감소했지만 이달 초순에도 전년 대비 하루 수출이 마이너스를 이어간 것은 것은 코로나 19 확산이 산업계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력이 현실화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일 평균 수출은 1월에 4.6%로 ‘반짝 상승세’를 탔으나 2월(-11.7%)·3월(-2.5%)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달 1~10일 품목별 수출 증감률을 보면 반도체(22.0%)·석유제품(30.6%)·승용차(11.8%)·무선통신기기(17.3%) 등에서 고르게 증가했으나 이는 조업일수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선박과 액정 디바이스는 각각 63.2%, 12.9%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코로나 19의 발원지인 대(對)중국 수출이 조업일수 증가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14.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3월 1~10일 대중국 수출 증감률은 전년 대비 -23.9%였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이나 다름없는 수출 전선의 회복이 절실하지만 당분간 마이너스 흐름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 19의 전방위적인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세계 상품교역의 부진이 심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19 발병 초기에는 주로 중국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우리 기업들이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었으나 지금은 글로벌 산업 수요 전반이 위축되는 단계로 진입했다”며 “감염병 여파가 최소 2·4분기까지 이어지면 정부가 내세운 올해 수출 ‘3% 성장’ 목표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1~10일 수입액은 132억 9,800만달러로 14.2% 증가했다. 반도체(25.9%)·기계류(3.7%)·석유제품(85.3%) 등의 수입은 늘어난 반면 원유(-8.6%)·석탄(-16.9%)·승용차(-0.1%) 등의 수입은 줄었다. 국가별로는 중국(12.1%)·미국(4.5%)·유럽연합(24.1%)·일본(14.8%)·베트남(36.7%) 등에서의 수입은 증가했으나 호주(-4.7%)·캐나다(-17.1%) 등으로부터의 수입은 감소했다. 무역흑자 규모는 4,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