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나타난 어린이가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행정복지센터에 기부금을 익명으로 내놓으면서 남긴 손편지./사진제공=울주군 삼남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아 둔 용돈을 익명으로 기부하는 어린이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일 울산시 울주군에 따르면 한 남성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딸을 데리고 삼남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면 마스크 50여장과 저금통을 담당자 앞에 내놓고 갔다. 아빠와 딸들이 적은 손편지 두 장도 들어 있었다. 딸이 쓴 손편지에는 ‘꼭 필요한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울주군은 이 기부품과 저금통 등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같은 날 인천에서도 초등학생이 대구 지역 어린이와 노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용돈 15만원을 익명으로 기부했다. 인천시 부평구는 초등학생과 30대 남성이 동전과 지폐 등 모두 50만여원을 익명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9일에는 엄마와 함께 부평구 십정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초등학생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코로나19로 어려운 아이들과 노인들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라는 말과 용돈 15만원을 남기고 사라졌다.
6일에는 전남 순천시 여성가족과로 아빠의 손을 잡고 찾아온 다섯 살 난 아이가 “순천시를 응원한다”며 돼지저금통을 내밀었다. 저금통에는 2년 6개월 동안 저축한 43만여원이 들어 있었다. 저금통과 함께 전달된 손편지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시는 모든 분들께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부족한 정성이지만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분들께 큰 힘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적혀 있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